파격 복지 조건 내걸고 취업문 되레 넓혀
대형 금융사 '공채 무기한 연기'와 대조
웹케시, 주택자금 이자·학자금 등 지원
비바리퍼블리카, 전 직장比 연봉 1.5배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청년 고용 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상반기에 적어도 수백명의 청년 인재를 고용해 온 대형 금융사는 인재 채용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일자리 창출로 정부의 청년 실업률 해소 정책에 보조를 맞췄지만 암울한 경제 전망과 리스크 관리 강화로 신입 공개채용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올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4차 산업혁명 중심 정보통신기술(ICT) 핀테크 기업은 오히려 인재 채용을 늘려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코로나19 영향이 덜한 ICT 기반 기업은 지금이 경쟁력 갖춘 인력을 채용할 적기라며 파격의 복지 조건을 내걸고 우수 인재 모집을 시작했다. 이 기회에 더 우수한 고급 인력을 유치하고, 정부의 동반성장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핀테크 상장 1호 기업 웹케시그룹이 2020년도 신입·경력사원 공채를 실시한다. △개발 △사업 △상품기획 △정보보호 △시스템관리 △홍보 등 6개 분야다. 입사 지원은 오는 15일까지 잡코리아, 사람인 등 취업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최종 합격자는 인턴 기간을 거친 뒤 웹케시, 쿠콘, 비즈플레이 등 계열사에 배치된다.
웹케시그룹은 코스닥 증권시장 상장 기업이다. 파격의 복리후생 정책도 선보인다. 임직원 콘도 운영, 주택자금 이자 지원, 자녀 학자금 지원, 경조사 지원, 탄력근무제·시간선택제 등을 통해 최고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토스뱅크 출범을 앞둔 비바리퍼블리카도 계열사 포함 총 126개 직군에 대한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별로 토스(비바리퍼블리카) 52개, 토스뱅크 26개, 토스 증권 22개, 토스페이먼트 23개, 토스보험서비스 3개 부문 등 대규모 인재 등용문이 열렸다. 토스보험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보험상담 매니저 1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30여명 수준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우수 인력 유입을 위해 항시 인재풀 등록제를 실시하고, 분야 상관없이 상시 채용제도를 도입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서 적용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전 직장 대비 최대 1.5배 연봉, 사이닝 보너스 또는 스톡옵션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9일 “토스는 은행, 증권, 결제 등 신규 사업 확대와 사세 지속 성장에 따라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각 사업의 빠른 안착과 고객 중심 혁신을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선두 기업 어니스트펀드는 P2P 법제화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인력 채용 확대에 나섰다. 백엔드서버개발 부문과 부동산PF영업 직군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0여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뱅크샐러드도 지난달부터 200여명에 이르는 90여개 직군 인원을 채용하고 있다. 뱅크샐러드가 채용에 나선 까닭도 비슷하다. 마이데이터 3법 시행에 대비해 신규 서비스를 적극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가 청년 고용 시장을 강타했지만 대체로 영향이 덜한 정보기술(IT) 기업이 고용을 늘려 동반 성장에 기여할 때”라면서 “웹케시도 고용을 연기하려 했지만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채용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