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R&D 비용 '1조원 이상' 기업 5개...투자, 성장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알파벳이어 세계 2위
현대차 투자액 3조원대 첫 진입
네이버·LG화학도 1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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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9 산업 R&D 투자액 스코어보드시가총액 상위 기업 R&D 투자 현황

국내 시가총액 상위 주요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꾸준히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 금액 증가는 물론이고,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도 상승했다. R&D 투자 확대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임을 보여줬다.

◇R&D 투자, 기업 성장 핵심 열쇠

2일 전자신문이 시가총액 15위 이내 기업의 최근 5년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모든 기업의 R&D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R&D 투자를 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사상 처음으로 R&D 투자금액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조2076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8.8%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R&D 투자비는 연도별로 등락은 있었지만, 꾸준히 우상향하는 추세다. 최근 3년을 보면 2017년 16조8056억원, 2018년 18조6620억원, 2019년 20조2076억원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는 3조원대 R&D 투자로 2, 3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조1885억원(11.8%), 현대자동차는 3조389억원(2.9%)을 R&D에 썼다. 양사 R&D 투자액이 3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들 기업 외에 1조원대 이상 R&D 투자를 한 곳은 네이버와 LG화학이 있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조7122억원을 R&D에 투자했는데,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은 26%에 달했다. LG화학은 2018년에 처음으로 R&D 투자액이 1조원을 넘었고, 지난해는 1조131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는 9659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 미래차 분야에 투자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에서는 셀트리온이 26.9%로 가장 높았다. R&D 투자금액은 3031억원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적지만, 비율에서는 가장 앞섰다. 셀트리온은 2014년 41.1%, 2016년 38.9% 등 이전에도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이 높았다.

네이버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 26%로 2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기술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최근 R&D 투자금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2017년 1조1302억원이던 R&D 투자금액이 2019년에는 1조7122억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과 네이버는 유이한 20%대 R&D 투자비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과 네이버를 제외하고 두 자리 수 R&D 투자비율을 기록한 곳은 SK하이닉스로 11.8%였다.

◇국내 기업 R&D 투자비율, 글로벌 기업보다 낮아

국내 기업이 R&D에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지만, 비슷한 업종에 있는 글로벌 선도 업체에 비해서는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19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R&D 투자액 1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차지했다. 알파벳은 183억 유로를 투자해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148억 유로를 투자해 2위로 한계단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투자금액을 늘렸지만 알파벳이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147억 유로로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올랐다. 이어 폭스바겐 136억 유로, 화웨이 127억 유로, 애플 124억 유로, 인텔 118억 유로, 로슈 98억 유로, 존슨&존슨 94억 유로, 다임러 90억 유로 순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나타내는 'R&D 집중도'는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종별 비교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비해 R&D 집중도가 낮았다.

R&D 투자 상위 10개 기업 중 로슈가 R&D 집중도가 19.4%로 가장 높았고, 인텔이 19.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알파벳 15.3%, 화웨이 13.9%, 마이크로소프트 13.4%, 존슨앤존슨 13.2% 등이 두 자리 수 R&D 집중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8%로 톱 10 기업 중 7위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인텔이 R&D 집중도 19.1%를 기록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화웨이가 1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났다. 다만 삼성전자 투자액이 이들 기업보다 많았고, 투자금액과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 R&D 투자 스코어보드 100위 안에 든 곳은 삼성전자(2위), LG전자(57위), SK하이닉스(63위), 현대자동차(69위)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R&D 투자액과 집중도에서 모두 차이가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20억 유로를 투자해 투자액 순위 69위를 기록했다. R&D 집중도는 2.7%였다.

반면 현대차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폭스바겐은 R&D 투자액 136억유로, 다임러는 90억6300만유로를 각각 집행했다. 금액 면에서 차이가 컸다. 특히 R&D 집중도에서도 폭스바겐은 5.8%, 다임러는 5.4%를 기록하며 현대차와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 시가총액 상위 기업 R&D 투자 현황(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2019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단위:억 유로)

자료:EU 집행위원회(2019)

[이슈분석] R&D 비용 '1조원 이상' 기업 5개...투자, 성장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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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