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방사광가속기 유치戰' 정치권으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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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방사광 가속기 충북 유치 공약

4·15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앞두고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으로 확전된 데다가 가속기를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경쟁이 세 대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 출마자 가운데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는 변재일·김수민(충북 청주 청원), 정일영(인천 연수을), 김정재(포항북), 허대만·김병욱·박승호(포항남·울릉),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정만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등이다.

이들 후보는 사용자 관점 또는 가속기 유치를 통한 지역·산업단지 활성화를 이유로 출마 지역을 최적지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중앙당까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시·도별 핵심 공약에 포함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은 전남과 충북 두 지역 모두에서 1호 공약으로 꼽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유치 계획서를 접수하기로 하면서 지자체 경쟁도 극단적 세 대결로 치닫고 있다.

충청북도는 지난 30일 충청권 4개 시·도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충청권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전라남도는 광주시·전라북도와 함께 방사광가속기 호남 구축을 위해 지난 25일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고, 강원도 시·군 의장도 공동 건의문을 통해 춘천 유치를 촉구했다.

어느 지역이 선정되더라도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탈락한 쪽 반발이 클 수밖에 없고, 총선 이후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책임 제기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미래먹거리로 판단하고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과열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방출되는 고속의 빛을 활용해 초미세 세계를 분석하는 장비다. 포항에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성능 저하와 시설·용량 한계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연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활용도가 높은 대형 가속기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신규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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