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임에 성공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대표가 '금융, 인공지능(AI), 글로벌'을 2기 경영 화두로 꼽았다.

포털과 메신저를 넘어 금융, 물류, 쇼핑, 인공지능(AI), 콘텐츠, 클라우드 등 사실상 인터넷이 관여하는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을 분사시키며 금융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미래에셋과 협력한다.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연내 증권,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올해 네이버통장도 개설, 금융서비스와 연결한다. 네이버 이용자가 네이버통장을 통해 증권, 보험 등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네이버 금융서비스 핵심 축인 네이버페이는 쇼핑과도 밀접하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등 자체 쇼핑 플랫폼을 확장했다. 중소상공인 위주인 스마트스토어를 지원하기 위해 풀필먼트(물류) 업체에 연달아 투자했다. 스마트스토어 입점사는 상품만 있으면 결제·물류를 네이버에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AI는 네이버가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는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연구벨트 구상을 발표했다. 프랑스, 한국, 일본, 베트남이 거점이다.

AI벨트는 코로나19로 세계 전역에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3월부터 경기도 성남시 등 국내 지방자치단체에 AI케어콜 등 능동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개발(R&D)과 실증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한 대표는 29일 “전대미문의 글로벌 위기를 맞아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면서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 역할에 성실히 임하면서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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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대표. 사진=네이버

카카오 역시 여민수·조수용 대표 체제를 재신임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카카오 시즌2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1990년생인 박새롬 사외이사(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를 선임하며 파격을 예고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톡 안에 광고를 노출하는 톡보드를 선보이며 최대 약점으로 지목돼 온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금융은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를 앞세워 진격에 나섰다. 예·적금, 대출, 증권 등 사실상 종합금융사로 거듭났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에 앞장선다. 지난해 말에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대차,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연달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의 AI, 디지털 사업을 돕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글로벌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주목된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카카오M을 통해 만화, 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카카오는 올해 중 카카오톡 안에 별도의 동영상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판 '넷플릭스' '디즈니'에 도전하는 셈이다.

여민수 대표는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하는 길목에서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쉼 없이 혁신과 진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미션”이라고 역설했다. 조수용 대표는 “사람,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카카오가 일조할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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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수(왼쪽), 조수용(오른쪽)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카카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