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개사 가운데 7개사는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2%는 3개월만 이어져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정부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를 통한 중소기업 현황과 정책 과제를 26일 발표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17~20일 나흘 동안 407개 중소기업 대상으로 긴급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 64.1%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우려는 더욱 크다. 응답 기업 가운데 42.1%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3개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70.1%는 6개월 이상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장기간 조업 중단으로 인해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부의 긴급 조치로 유급 휴업 시 기업에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휴업수당의 90%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지불 여력 자체가 없는 만큼 휴업수당을 전액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한도를 하루 10만원 수준까지 확대하고 지원 요건을 완화하는 등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준비한 정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고용유지지원금 확대”라면서 “기업체 가동률이 현재 바닥권인 만큼 한시로라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늘려 기업체가 시간을 벌 수 있게 해 달라는 게 현장 요구”라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전폭적 금융 지원도 요구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매출 부진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지원하기 위해 신속 대출, 금리 인하, 만기 연장 등에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촉구했다.
이 밖에도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최저한세율 인하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율 상향 △영세 소상공인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피해 소상공인 임대료 등 직접 지원 강화 △특별고용지원 업종 확대 △공공기관 중소기업제품 구매목표 비율 확대 및 조기 발주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 중소기업의 부담 경감 요청 등 17가지 정책을 제언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기업인 체감 경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나 금융위기 때보다 좋지 않다”면서 “지속적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현장 동향을 살펴 정부에 적극적인 정책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