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출시 후 대형병원·기관 납품
ATM 넘어 스마트폰 등 호환성 갖춰
日 제품 소형화 한계·실내 인증만 가능
민감한 금융거래정보 해외 종속 우려
히타치·후지쯔 등 일본 기업이 금융권 정맥 인증 시스템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우수한 지정맥 원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시장에서 4년 넘게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산 지정맥(손가락) 인식시스템 구축 사례가 금융권에 없을뿐더러 중소기업이 유지보수를 과연 지속할 수 있느냐는 금융권 보수 성향으로 인해 빚어진 국산 외면심리를 틈타, 일본 제품이 금융기관을 잇달아 접수하고 있다.
국산 지정맥 인식 기술은 필름·터치패널 형태의 소형 지정맥 모듈 개발이 가능해 노트북·스마트폰 등에 탑재가 가능한 반면에 일본 정맥 기술은 소형 지정맥 모듈 개발에 제약을 받는다. 향후 핀테크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게다가 금융권 ATM 단말기(일본 지정맥 인증시스템)와 제조업 스마트폰(국산 지정맥 인증시스템)은 알고리즘상 호환이 되지 않는다.
지정맥 원천 특허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은 코리센이다. 회사는 지정맥 특허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2014년 첫 출시한 이후 제조·대학교·대형병원·중앙정부·공공기관 등 40여곳과 벨기에 발전소·네덜란드 공항 등 해외에 납품, 제품 성능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코리센 지정맥 특허기술은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 등 해외에도 특허등록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코리센 지정맥 인식 알고리즘은 일본 기업의 1대 1 인증 방식이 아닌 1대 n으로 설계, 1초 이내 2000명까지 지정맥 저장 인력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인증 속도가 빠르다.
또 코리센 지정맥 인증 기술은 비밀번호를 24회까지 변경이 가능하다. 일본 정맥 인식 경쟁 기업이 손바닥 정맥 1회, 손가락 정맥 7회까지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점에 비춰보면 고객 사용성이 월등하게 뛰어나다.
코리센은 센서가 손가락 단면에 근적외선을 조사해 필름·터치패털 형태의 소형 지정맥 모듈로 혈관 모양을 취득할 수 있다. 반면에 일본 기업은 센서가 손가락 위 또는 아래에서 근적위선을 투과하는 방식이라 지정맥 모듈을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국산 기술은 ATM 단말기에서 노트북·스마트폰·스마트카 등으로 응용범위를 넓히는 확장성·호환성을 갖췄다.
게다가 코리센은 2만 룩스(Lux) 이하에서 지정맥 인증이 가능해 실내·외 환경에서 인증이 가능하다. 일본 제품은 1만 룩스 이상의 실외 환경에서는 근적외선이 빛의 방해를 받아 실내에서만 인증이 가능하다.
코리센은 일본 기업보다 지정맥을 포함한 정맥 인식 기술력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유독 금융권 문턱에서만 수년째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정맥 인식 시장은 지정맥(손가락)·장정맥(손바닥)·손등정맥으로 나뉘는데 기본 원리는 근적외선을 조사해 손 내부 고유의 혈관 패턴을 읽어 개인을 식별하는 것이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카카오뱅크·K뱅크·부산은행·MG새마을금고·IBK기업은행·NH증권·한화손해보험 등이 히타치의 지정맥·후지쯔의 장정맥 인증 시스템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고객 금융거래 보호를 위한 대국민 서비스 일환으로 도입한 정맥인증시스템에 민감한 금융거래 정보 보안 절차를 일본 기업에 맡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석언 코리센 대표는 “코리센 지정맥 인식 알고리즘 기술은 지난해 KISA로부터 바이오인식 보안 성능시험 평가를 통과해 신뢰성을 대외 인정 받았지만 금융권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다”면서 “일본 기업과 달리 디지털 시대에 맞게 지정맥 인식 알고리즘을 설계해 제품을 출시한 만큼 확장성·호환성·성능 등 측면에서 기술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