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내홍을 치르고 있다. 참여 찬반을 두고 “당을 나가라”는 공세에 몸싸움까지 발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18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계 지도부가 별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의결했지만 바른미래당계는 무효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이날은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정당에게 비례연합정당 참여 의사를 알려 줄 것을 요구한 마지막 날이다. 민생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참여 여부를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김정화 공동대표 등 바른미래당계 반대에 부딪혔다.
민생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비례연합 참여에 의견을 모았다. 보수진영의 미래한국당을 견제해 범민주 개혁세력의 총선 승리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18일 최고위에서 김 공동대표가 이를 의결 안건에 상정하는 것을 거부했다.
바른미래당계는 거대 양당의 위헌·위법 행위에 동참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비례연합 참여 자체가 당헌과 정강정책 위반이라는 주장도 내세웠다. 김 공동대표는 “거대 양당 위법 행위에 동참하자는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당을 '불법의 절벽'으로 몰고 가려는 분들은 민생당을 나가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희 최고의원도 비례연합 참여 의견에 대해 “심각한 자기모순이자 비굴하기 그지없는 자가당착의 결정판”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계 지도부는 의결을 강행했다. 박주현 공동대표와 장정숙 원내대표 황인철·이관승 최고위원은 최고위를 긴급 재소집해 비례연합 참여 제안을 상정하고 4인 찬성으로 가결을 선언했다. 이들은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최고위 결정을 요구한 만큼 최고위는 이를 심의·의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계 당직자들과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장정숙 원내대표는 “보수세력이 민의 왜곡으로 1당으로 올라서는 불행한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며 “21대 국회에 선거법 보완에 나서야 하지만 문제는 코앞에 닥친 총선”이라고 비례연합 참여 의견을 밝혔다.
박주현 공동대표는 내부 갈등과 관련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원만한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서 이것을 뚫고 나갈 방법은 모든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계 지도부의 비례연합 참여 의결에 김 공동대표는 바로 무효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공동대표는 성명을 통해 비례연합 참여 주제 자체가 당 정강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이에 대한 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고위 의결에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만큼 민생당의 비례연합 참여는 온전히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