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달 들어 세 번째로 1조원 넘는 금액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9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다. 개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최대 규모로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글로벌 은행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미국 증시가 16일(현지시간) 폭락한데 이어 17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거듭하다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1700선이 깨진 1637.88로 시작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2010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500선이 깨진 483.51로 출발했다. 지난 13일 487.07을 찍은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는 2.47% 하락한 1672.44, 코스닥은 2.03% 상승한 514.73으로 마감했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이렇다 할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은 연방준비제도(Fed)와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확대 조치에 일제히 나섰지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공포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패닉장이 됐다.
국내 증시는 전일 대비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이어나가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특히 이달 들어 세 번째로 1조원대를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해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16일 6814억원을 순매도했으나 17일은 순매도액이 1조93억원으로 늘었다. 주식 거래량은 16일 2917주를 순매도했지만 17일은 4437주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6일 14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17일에는 2489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매수량과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기관은 코스피에서 3577억원, 코스닥에서 84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최대 규모로 코스닥에서 순매수했다. 이날 개인은 코스닥에서 334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는 599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주식 거래량은 9327주 순매도로 바뀌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거나 임시휴장하는 등의 방안을 비상계획 일환으로 고려하고 있다. 증시가 계속 큰 폭으로 떨어지면 주식 거래시간을 단축하거나 가격제한폭을 축소하는 등 방안도 검토중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