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천억원씩 비용 지불
스마트홈 가전 늘며 부담 커져
보안도 우려해 의존도 낮추기로
일부 사업부 대상 이전 테스트
삼성전자가 아마존웹서비스(AWS)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클라우드 이용 방안을 모색한다. 비용 절감과 보안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을 때 AWS 이용 비중을 낮추는 방향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WS 비중을 줄이고 프라이빗(내부) 클라우드 확대로 클라우드 도입 방향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서비스 제공을 위해 AWS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6대4 비중으로 사용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보다 AWS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는 우선 일부 사업부 대상 자체 클라우드로 이전 테스트를 진행한다. 안정성 등이 확인되면 타 사업부 등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 계열사 전반에 걸쳐 AWS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클라우드 방향성을 고민해 왔다”면서 “AWS 퍼블릭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체 클라우드 확대를 큰 틀로 확정했고, 삼성전자가 우선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디지털 전환을 하고 있는 대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방향을 정한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수천억원대 비용을 AWS에 지불한다. 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6000억원 이상 비용을 AWS에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해마다 비용 증가폭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TV 등 인터넷과 연결된 기기 지원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이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향후 스마트홈 가전이 늘수록 클라우드 이용량은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AWS 지불 비용도 이에 비례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 대비 차원에서 AWS 대안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외에도 AWS가 미국 기업이다 보니 자칫 정보가 미국 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보안을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AWS 비중을 줄이는 것이 낫다는 종합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방향을 이끌 조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글로벌 데이터센터 지원 역량이 중요하다. 현재 삼성전자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삼성SDS가 상당 부분 관리하고 있다. 삼성SDS는 국내 4개, 해외 13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16년 미국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했지만 이렇다 할 역량을 보여 주지 못해 조이언트 역할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확대 배경에는 삼성SDS뿐만 아니라 조이언트가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활용 기회를 만드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최대 고객 삼성전자가 비중을 줄이면서 AWS도 매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AWS는 2016년 이후 국내 리전(복수 데이터센터)을 계속 확충하며 삼성전자 외 주요 대기업, 금융권 등으로 고객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