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주요 은행이 중소·중견기업 연구개발(R&D) 활동에 투자하는 '기술혁신 전문펀드를 조성한다. 총 5000억원 자금을 조성해 민간 주도로 혁신기업을 발굴하는 투자 방식을 구축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업은행·신한은행과 '기술혁신 전문펀드(TIF) 조성 및 운용협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술혁신전문펀드는 산업부 R&D 자금을 예치·관리하기 위해 '산업기술자금 전담은행'으로 선정된 기업은행(1800억원)과 신한은행(1000억원)에서 총 2800억원을 출자해 모(母) 펀드를 조성한다. 한국성장금융이 모펀드를 운용하면서 민간 투자자 출자를 더해 총 5000억원 규모 자(子)펀드를 결성, 중소·중견기업 R&D 활동에 투자한다.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매년 900억~1000억원 규모 모펀드 자금을 출자한다. 자펀드 운용사는 이를 토대로 민간자금을 연계해 매년 약 1600억~1800억원 규모 기술혁신펀드를 결성한다. 각 펀드는 8년간 운용 후 청산될 예정이다.
모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은 금년 10월까지 올해 결성할 각 500억~600억원 규모로 3개 자펀드 운용사를 모집한다. 이를 통해 결성된 투자액 1600억원을 올해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산업부는 기술혁신전문펀드가 시장이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방식으로 R&D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R&D 지원이 정부·공공기관 주도로 혁신기업을 선정, 출연 방식으로 지원한 것과 비교해 판이하다.
이번 펀드가 기업 R&D 활동에 중점적으로 투자되도록 운용되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정책펀드가 기업 사업화 활동, 투자금 사용처를 특정하지 않는 기업활동 전반에 사용되도록 한 것과 비교된다. 또 펀드는 정부 재정투입 없이 시중은행 투자를 기본으로 순수 민간 재원으로만 조성됐다.
정부는 펀드가 안정적으로 투자 회수되면 기술혁신펀드가 대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펀드 중점 투자 분야는 미래차·시스템반도체·이차전지 등 제조업 분야지만 인공지능(AI)·5세대(G) 이동통신·빅데이터 등 제조업 연관 미래 산업분야에도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 혁신이 급속도로 빨라지는 상황에서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기업 기술혁신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이번 기술혁신 펀드로 시장 R&D 투자와 정부 R&D 지원사업 투자 대상과 성과를 비교하고 추후 정부 R&D 지원방식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