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탄핵' 100만 vs '응원' 50만...변질된 청와대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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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등 관계장관으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 대응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국민청원이 100만명을 넘었다.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국민청원도 50만명이 넘으면서 세 대결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지난 4일 올라왔다. 25일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27일 낮 현재 참여 인원이 100만명을 넘겼다.

청원이 올라온 후 20만명의 동의를 받기까지 20일이 넘게 걸렸는데 26~27일 이틀 동안 80만명가량 동의가 추가됐다.

정부가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일부 성(省)과 시(市)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불만 여론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청원자는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면서 “우한 폐렴 사태에서 문 대통령의 대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은 다음달 5일 종료된다.

전날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합니다' 청원에 대한 동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해 이날 낮 현재 5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자가 글을 올린 당일에만 20만명 동의를 받았다. 청원에는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는 점과 함께 “국민 건강을 위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 모든 분이 바이러스 퇴치에 힘을 쏟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자는 “악조건 속에서도 대통령은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많은 가짜뉴스가 대통령과 질병관리본부, 부처를 힘들게 하지만 수많은 국민은 문 대통령을 믿고 응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청원은 그 내용대로 문 대통령을 응원하고자 하는 의도와 함께 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에 참여하는 인원이 빠르게 늘자 이에 대응하려는 '맞불' 성격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에 극단적으로 세를 과시하려는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각 집단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언론 보도 댓글에 각 청원에 참여할 수 있는 웹페이지 주소를 링크하고 동참을 부추기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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