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빛 반응 시 힘 원리 규명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조성재)이 나노물질이 빛과 반응할 때 발생하는 힘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표준연은 이은성 나노구조측정센터 책임연구원팀이 반도체 등 다양한 나노물질이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광유도력의 물리학 원리를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광유도력은 '광유도력 현미경(PiF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유도력 현미경은 렌즈 대신 미세 탐침으로 빛을 모은다. 레이저를 탐침에 쬐면 근접장이라는 미세한 집속광이 생기는데, 물질과 상호작용해 탐침에 미세하게 당기거나 미는 힘을 발생시킨다. 이 힘이 바로 광유도력이다.
광유도력을 측정하면 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지만 힘의 근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두 가지 물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광유도력의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전자기와 열역학 이론을 적용해 힘의 분광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동시에 나노물질에 탐침을 직접 두드리며 진동형태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광유도력은 나노물질 종류에 따라 순수 전자기력만으로 생성되거나 전자기력에 열역학적 힘이 더해져 생성됐다.
연구팀은 힘에 따른 나노물질 범위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현미경 탐침에 기능성 분자를 코팅하면 열역학적 상호작용이 증폭돼 이미지 선명도를 훨씬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광유도력의 근원을 명확히 밝혀 학계 논란을 일단락시키고, 현미경을 통한 소자 미세패턴 분석이나 내부 결함 측정 정확도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암과 같은 질병 진단과 치료 효과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은성 책임연구원은 “2018년 물질의 150나노미터(㎚) 내부까지 측정할 수 있는 광유도력 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며 “그동안 광유도력 발생 원리에 대한 논란으로 측정 결과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못했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번 결과를 통해 응용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