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KDB산업은행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보험업 전반적인 불황이 지속하면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우량' 회사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사실상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이 3개월여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공동 운용사인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설립한 뒤 특수목적회사(SPC) 케이디비칸서스밸류유한회사를 두는 방식으로 옛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케이디비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KDB생명 지분 26.93%를, 케이디비칸서스밸류유한회사는 65.80%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유상증자 등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다. 알려진 것만 해도 약 1조원 규모다.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고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2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990억원, 하반기 1200억원 후순위채도 찍었다. 이에 지급여력(RBC)비율은 225.5%로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인수자다. 보험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마땅한 인수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게다가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금융지주 및 사모펀드는 초우량 회사인 푸르덴셜생명으로 이목이 쏠렸다.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PEF) 두 곳이 KDB생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자금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문제는 법적 리스크다. 현재 KDB생명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영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케이디비칸서스밸류유한회사다. 현행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가 아닌 사모펀드가 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최대 허용 한도는 10년이다. 따라서 당장 KDB생명을 매각하거나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법 위반으로 금융당국 제재를 받게 된다.

향후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이 마무리된다 해도 동양생명, ABL 등도 잠재적인 매물 후보로 거론된다. 동양생명의 경우 현재 자산규모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당장은 물론 앞으로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 잠재적 매물은 물론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면서 “계속된 우량 회사들이 시장에 나오면 KDB생명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