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15년 세계 최초로 퀀텀닷(Quantum Dot, QD) 디스플레이 기술로 개발한 'QLED TV'를 선보였습니다. QLED TV는 그동안 출시됐던 TV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우수한 색 표현력으로 국내외 소비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퀀텀닷'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TV 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소재로 첫 선을 보인 것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퀀텀닷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무려 13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단일 기술에 투자된 금액 중 최대 규모입니다. 오늘은 차세대 디스프레이 산업을 이끌 핵심 소재로 주목 받는 퀀텀닷을 알아보겠습니다.

Q:퀀텀닷은 어떻게 발견됐나요.

A:퀀텀닷은 ㎚(나노미터) 단위 반도체 입자입니다. 우리말로 양자점(量子占)이라고도 합니다. 퀀텀닷의 원리는 1982년 러시아 과학자들이 예배당을 장식하는 색 유리 그림 '스테인드글라스'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구리, 철, 망간과 등 다양한 금속 화합물을 녹인 후 유리에 발라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반도체 주요 소재인 카드뮴(Cd) 화합물의 합성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입자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표현하는 특성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나노 물질은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동일 방식으로 만들어졌어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띄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금(Au)을 ㎚ 크기 알갱이로 나누면 입자 크기에 따라 빨간색(7㎚), 초록색(5㎚), 파란색(3㎚)을 나타냅니다.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으로 보이는 재료를 발견한 것은 발광 반도체 역사에 큰 획을 남긴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Q:퀀텀닷이 빛을 내는 원리는 무엇인가요.

A:반도체는 외부에서 받는 전류나 빛 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빛을 냅니다. 이 때 전자 에너지가 늘고 줄어드는 과정의 변동 폭에 따라 빛 색깔이 결정됩니다.

물질은 저마다 고유한 에너지 변동 폭을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발광다이오드(LED)를 구성하는 원소화합물 비소화갈륨(GaAs)은 붉은색을, 인화비소화갈륨(GaAsP)은 노란색을, 질소화갈륨(GaN)은 푸른색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물질 입자 크기가 ㎚ 단위로 작아지면 고유 전자 에너지 변동 폭이 변합니다. 상대적으로 큰 입자(7㎚)는 변동 폭이 줄어들면서 붉은색을 냅니다. 작은 입자(2㎚)는 변동 폭이 커지면서 푸른색을 띕니다. 퀀텀닷이 입자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내는 이유입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이를 '양자구속효과(Quantum Confinement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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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닷을 활용한 색 재현 자료:삼성전자

Q:퀀텀닷은 세 가지 색상만 표현 가능한 것인가요.

A:아닙니다. 반도체 입자 크기를 조절하면 붉은색부터 푸른색까지 모든 색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정 색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찾지 않아도 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퀀텀닷 연구는 1990년대부터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1993년에는 처음으로 퀀텀닷 크기를 세밀하게 조절 가능한 '콜로이드 합성법'이 개발됐습니다.

기본적 합성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반도체 소재로 흔히 사용되는 아연, 카드뮴 등 12족 원소와 황, 셀레늄 등 16족 원소를 한 데 섞어 열을 가하면 됩니다. 입자 표면을 안정화하기 위한 부가 물질도 사용됩니다.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표면이 받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입자 표면 면적은 퀀텀닷 전체 특성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13족 원소(갈륨, 인듐 등)와 15족 원소(인, 비소 등)를 사용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기존 재료인 카드뮴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13족·15족 원소를 활용한 퀀텀닷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습니다. 연구팀은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높은 효율과 안정된 수명의 퀀텀닷으로 학계와 산업계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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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조명' 코덴 미츠히로 지음, 장인배 옮김, 씨아이알 펴냄

저자는 10년간 '샤프'에 근무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참여했다. 2013년 이후 일본 야마가타 대학교에서 여러 기업과 공동으로 실용적인 유연 OLED 기술 개발을 수행했다. 이 책은 OLED와 관련된 개발 역사와 더불어 기본적 과학적 원리와 실용적 기술에 관해 개괄적으로 다룬다. 실용적 OLED 디바이스에 관한 지식, 소재, 디바이스, 공정, 작동기술과 활용방안 등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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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공학개론' 김억수 외 7명 지음. 텍스트북스 펴냄


평판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원리와 공정에 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집필된 책이다. 다양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합적 사고가 요구된다. 저자들은 소자, 재료 및 부품, 장비, 공정의 전반에 걸쳐 기본 원리를 위한 개념과 응용을 위한 변화를 다루면서 지식과 개념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독자들의 세분화된 전공에 따라 디스플레이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