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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동공업단지 일대 한 업체 출입구가 쇠사슬로 묶여 있다. 인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거나 현지에서 원자재를 수급해 국내외 사업을 이어가는 기업들의 겹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중국 경기에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CI는 중국 춘제 연휴 전후로 현지 공장 4곳 가동을 모두 중단했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공장 재가동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OCI 관계자는 “중국 내 4개 공장은 이미 가동이 멈춰 있다”면서 “춘제 연휴가 끝나는 9일 이후부터는 일부 공장가동을 시작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는 중국 안후이성에서 연 35만톤 규모 콜타르 정제 공장을 운영 중이다. 또 산둥성에는 타이어 핵심 소재인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공장을 갖췄으며, 같은 지역에 콜타르를 증류해 피치·카본블랙오일·나프탈렌 등을 생산하는 케미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허베이성에는 연 6000톤 규모 흄드실리카를 생산하는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허베이성 공장들을 오는 13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현지에서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 내 공장이 잇달아 가동을 중단할 경우, OCI 현지 공장 4곳 역시 재가동이 불가능 것으로 관측된다. 공장 근로자 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장을 잠정폐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중국 태양광 사업이 침체되면 OCI 폴리실리콘 사업도 직격탄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OCI 이외에 주요 화학업체들도 중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생산과 원재료 수급 등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효성그룹의 경우, 중국에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를 진출시켜 판매·생산·연락사무소 등 11개에 이르는 법인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중공업 부문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춘절 연휴에 맞춘 임시 가동 중단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재가동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진 못하는 실정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화학 업종 특성상 공장을 한 번 중단할 경우 파이프 안에 있는 원료들이 굳어버린다”면서 “멈추면 멈추는 대로 손해라서 운영 인력을 최소화한 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공업 공장의 경우 춘절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정상 가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춘절까지만 휴무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직까지 원재료 수급 등 큰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현지 법인들과 소통하며 조속히 현황 파악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난징에 위치한 LG화학 배터리 공장과 LG디스플레이 모듈(후공정) 공장은 지난 주말부터 가동을 멈췄다. LG화학 베이징·광저우 편광판 공장, 톈진 자동차 소재 공장 등도 같은 시점에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경기가 침체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뿐 아니라, 국내 공급망관리(SCM)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16%나 쪼그라든 대(對)중국 수출도 걱정이 태산이다. D램·낸드 초과 공급이 해소되고, 현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지개를 펼 것으로 기대했던 반도체 수출 반등도 예측불허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별로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내수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연초부터 이렇게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해를 통째로 날릴 수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