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대응 차원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주력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탈 디젤을 가속한다. XM3와 캡처 등 출시를 앞둔 신차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대폭 줄이고 가솔린 모델을 주력으로 삼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1분기 출시를 앞둔 콤팩트 SUV 신차 'XM3'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어 상반기 내 선보일 소형 SUV '캡처(QM3 2세대)'도 디젤 엔진과 함께 가솔린 엔진을 추가해 출시한다.
XM3와 캡처가 국내에서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받은 새 가솔린 엔진은 앞서 르노가 공개한 1.3ℓ 직분사 가솔린 터보(TCe) 엔진이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이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와 맞물린다.
동일한 스펙을 지닌 해외용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27.5㎏·m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 시간은 8.6초, 최고속도는 202㎞/h로 전해졌다. 다만 국내용 모델의 경우 일부 스펙이 다를 수 있다.
먼저 출시할 XM3는 모회사 르노가 선보인 '아르카나'와 플랫폼을 공유해 한국형으로 개발한 신차다. 차체를 날렵하게 다듬은 역동적 쿠페 디자인에 넉넉한 공간 활용성 등 실용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XM3는 올해 르노삼성차 수출 물량을 책임질 핵심 신차다. 르노삼성차는 위탁 생산하던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지면서 수출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차 수출 대수는 9만5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급감했다.
새롭게 출시할 캡처는 그동안 국내에 QM3로 판매해온 소형 SUV다. 르노 캡처의 한국형으로 스페인 르노 공장이 생산한다. QM3는 출시와 함께 월평균 1500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을 개척했으나, 모델 노후화와 경쟁 심화로 지난해 판매량은 월평균 400대에 머물렀다.
2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치는 QM3는 차명을 해외와 동일하게 캡처로 바꾼다. 차체를 키우고 디자인도 더 날렵하게 다듬는다. LED 라이트를 적용하며 9.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다.
캡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지도 관심사다. 르노는 최근 E-Tech 시스템과 전기모터를 탑재한 전기로만 최대 50㎞를 달릴 수 있는 캡처 PHEV을 해외에 먼저 공개했다. 르노삼성차도 국내 수요에 따라 PHEV 모델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차가 신차를 디젤 대신 가솔린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은 세계적인 탈 디젤 흐름과 관련이 있다.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대응을 위해 주력 파워트레인을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전기 모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역시 지난해 'SM6' 디젤 모델을 단종한 데 이어 'QM6'도 가솔린과 LPG 모델 위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르노 전기차 '조에'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