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저작권보호원이 발표한 '저작권 비전 2030'은 '문화가 경제가 되는 저작권 강국'을 슬로건을 내걸었다. 문화 발전은 경제 발전과 직결되며 그 핵심인 저작권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콘텐츠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중요 축으로 자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저작권 강국이 되겠다는 정부 의지도 담겨있다.
1955년 문교부 출판과가 저작권 업무를 담당한 이래 국가 차원에서 저작권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배경은
대중음악(케이팝), 게임 등 한류콘텐츠 해외 진출에 힘입어 우리나라 저작권 수출액도 증가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저작권 수출은 2010년 이후 연평균 수출액이 28% 증가해 2018년 66억달러(약 8조원)를 달성했다.
저작권 무역수지 역시 2013년 흑자 전환 이래 2018년 역대 최고인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한다.
합법저작물시장 저작권 침해율은 2018년 10.7%까지 감소했고, 2019년 청소년 저작권 인식도는 81.9점까지 상승하는 등 저작권에 대한 국민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5세대(5G) 이동통신, 빅데이터 등 신기술 발달로 저작권 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한다. 저작권 침해는 국제화·지능화되면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현장에서는 해외 한류콘텐츠 저작권 보호 강화를 지속 요구하는 등 해결 과제가 상존한다.
문체부가 저작권 비전 2030을 발표한 배경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국제화, 지능화되는 저작권 침해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한류 확산에 따라 해외 저작권 보호도 더욱 촘촘하게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안정적 저작권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강국 면모를 갖추기 위해 준비한 것이 저작권 비전 2030”이라고 말했다.
◇내용은
문체부는 저작권 현장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모아 저작권 비전 2030을 도출했다. 저작권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4대 전략목표와 12대 추진과제, 이를 통한 8대 성과목표를 담았다.
첫 번째 전략목표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저작권 기반 조성'이다. 법·제도를 정비하고 저작권 사업화 기반을 구축한다.
핵심 추진과제는 저작권법 전부개정이다. 개정안에는 인공지능산업 활성화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이용 면책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저작권 보호와 이용을 명확하게 한다. 경미한 저작권 침해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유도한다.
두 번째 전략목표는 '공정하고 투명한 이용·유통 환경 조성'이다. 대표 추진과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비롯한 저작권집중관리단체의 자율적 책임 강화다. 저작권 관리단체의 경영 현황 등 정보를 상시 공개해 투명성과 공정성도 높이고, 저작권 보상금 분배율 역시 현행 73% 수준에서 80% 이상으로 확대한다.
세 번째 전략목표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 강화'를 위해서는 사이버 저작권 수사대 신설, 침해대응 종합상황실 기능 확대, 소프트웨어산업 저작권 보호 강화를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한류 확산을 위한 해외 저작권 보호기반 강화' 분야에서는 민간 해외 저작권 보호 대응 지원 확대를 위해 중점관리 국가별 유통 실태조사, 중소 한류 기업 대상 저작권 보호 이용권(바우처) 신규 도입 등을 추진한다.
◇의미와 전망은
문체부는 저작권 비전 2030을 통해 저작권에 대한 청소년 인식도를 2019년 81.9점에서 2030년 85점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2018년 세계 6위였던 국제지식재산지수(IP인덱스) 저작권 부문 순위는 세계 3위로 높일 계획이다.
핵심 저작권산업 규모는 164조원(2017년)에서 240조원으로, 저작권 위탁관리 시장 규모는 1조1355억원(2018년)에서 3조원으로 두배 이상 늘린다는 각오다
콘텐츠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12% 이하로 개선하고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도 20%로 낮춘다. 저작권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는 각각 300억달러(약 36조원), 100억달러(약 12조원)로 늘릴 계획이다.
저작권 비전 2030은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저작권을 보호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해외 저작권 보호 강화를 위한 실태조사와 국제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산업계 기대가 크다.
계획 수립 못지않게 세부 과제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지속 모니터링하고 점검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박양우 장관은 “저작권은 산업재산권과 함께 지식재산권을 지탱하는 양대 축으로서 국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자산”이라면서 “'저작권 강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