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일 '실용적 중도'를 지향하는 '안철수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은 이번이 4번째다. 4년 전 국민의당으로 '38석'의 돌풍을 일으킨 전례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그는 시험대에 올랐다. 왜 또 이런 결단을 했을까.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이후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그는 오찬자리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묻자 “제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저한테 제일 중요한 일, 어려운 상황에서 귀국해서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길을 이야기 하는 것은 무엇을 얻겠다고 하면서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며 “영원히 사라지더라도 옳은 길을 갈 것이다. 자꾸 이쪽편 저쪽편 끌어당기고 색칠하고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CEO'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내가 그동안 한 것 없다고 공격하는데, 국민들이 양당 체제에서만 살다가, 3당도 만들어 주셨다”며 “내 성공이든 실패든 국가적으로 쌓일 것이다. (내가) 꿈꾸는 축적이 가능한 사회,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더라도 쌓여서 어려운 길을 가는 또 다른 사람에게 자산이 될 수 있으면 그게 얼마나 보람되냐”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도 '제3의 길, 중도 정당'을 외치고 있다. 이를 두고 “정확한 내용은 제가 잘 모른다. 하지만 (중도 정당을) 외치는 사람이 많으면 좋은 일”이라며 “만약 진정한 실용적 정당의 경쟁이 일어나면 그것만큼 좋은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합한 예는 아니지만 '우버(uber)' 혼자 있을 때보다 '리프트(lyft)'가 있을 때 더 잘한다”며 “같은 제한점도 같이 제안해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면서 경쟁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자 “전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을 모르는 것 같다. 역사가 흘러가는 방향을 모르는 것 같다”며 “민주주의 발전, 산업의 발전, 교육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개혁이 굉장히 필요한 시기인데 지금 무슨 개혁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 욕을 하더라도, 그 때는 무엇을 개혁했는지 한두개 씩은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개혁 없는 정부”라며 “검찰 개혁 하나 했다고 하는데 그건 검찰 장악이다. 시스템에 의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안 전 의원은 '실용적 중도 정당'을 강조했다. 그는 “중도는 중간이 아니다. 균형감각을 잡는 것이지 중간이 아니다”라며 “시오노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5편을 보면 균형감각을 잡는게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양쪽을 오가면서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토니블레어, 미국 빌 클린턴, 프랑스와 독일 정치 지도자들 모두 이런 실용적 중도의 길을 걸어 국가를 단석에 올렸다”며 “역사가 쌓여서 오는 것이다. 우리나라만 지금 계속 양당체제 얘기하는데 세계는 계속해서 실용정당, 제3의 정당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신당의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3일 신당창당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위원회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시기와 당명 등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