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40대 실업률 상승 원인으로 경기 요인을 꼽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내지만 처방에는 다소 엇갈린 진단을 내렸다. 40대 실업률 하락이 사회 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분기점이라는 시각과 경기 하락이 요인인 만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린 것이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40대 실업 해결 방편으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성 실장은 “실업의 가장 큰 요인은 경기 요인이라면서도 한국경제가 과거처럼 큰 폭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현재 시기가 경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 인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지원방향으로 40대 전직지원 훈련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꼽았다.
최근 10년간 일자리를 분석하면 육아, 어린이집, 고령 돌봄 등 보건사회복지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전문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속도가 더디지만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6만명 고용이 증가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도 6만명이 늘었다. 40대가 ICT 분야에 강점을 가진 세대인 만큼 전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성 실장은 40대가 가정을 책임지는 위치인 만큼 좋은 일자리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대중소기업간 격차 메우기를 통한 해당기업 경쟁력 강화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전직 유도와 함께 사회안전망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기술 발달과 함께 마찰적 실업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실업자에 대한 소득지원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근로자 지원 정책과 더불어 제조·서비스업 등에서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동정책 유연성과 정부의 일관된 투자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40대 실업률 상승은 국내외 경기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기업 투자가 이뤄지고 이를 기반으로 고용이 이뤄지고 소비가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무역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고용을 유지하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늘고,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는 규모나 실적면에서 줄고 있다”며 “이는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와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노동시장은 임금이 양호한 대기업만 노조라는 안전장치로 보호받고 있다”며 “경직된 고용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거나 투자를 유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에 따른 피해는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은 좌파정부로 통하는 슈뢰더 총리 시절에 강성 노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도 사회적 합의로 노동개혁을 이뤄냈다”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통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