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행장 방문규)이 올한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위해 28조원 규모 정책금융을 마련했다. 일본 수출규제에서 촉발된 원천기술 확보 노력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자·바이오·전기차 원천기술 확보를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정책금융까지 포함하면 소부장 지원 규모는 최대 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외 경제여건이 올해에도 어렵다. 올해 69조원 여신 공급을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혁신동력 가속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혁신성장, 소부장, 중소·중견 수주산업 지원을 전반적으로 강화한다”며 “대우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 조선사 구조조정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은 총 여신지원 실적은 60조원이다. 올해 69조원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수준이다.
수은은 △혁신성장(8조5000억원) △소부장(20조원) △중소·중견(28조1000억원) △수주산업(22조2000억원)을 중점 지원 분야로 선정했다.
주목할 분야는 혁신성장과 소부장이다. 두 분야는 3대 신산업인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와 소부장 기업 정책금융 청사진이다. 두 분야에만 29조원 가까운 정책금융이 제공된다.
수은은 소부장 분야 국내 기업 연구개발(R&D), 해외 인수합병(M&A), 운영·시설자금을 공급한다. 지난해보다 1조원 늘어난 20조원 규모를 배정했다. 실제 수은은 2018년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사업 M&A에 8000억원을 대출하기도 했다.
주력 혁신산업에는 7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이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디스플레이, 반도체, 5세대 통신설비, 친환경 선박에 자금을 공급한다.
3대 신산업으로 점찍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에는 1조원을 투입한다.
중소·중견기업 분야에서도 소부장 지원책을 함께 내놨다. 수은은 히든챔피언 육성 프로그램에 8조원을 배정했다. 특히 올해에는 혁신성장산업과 소부장 유망기업을 새롭게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
중소·중견기업 원천기술 확보 지원에는 5조5000억원 규모 정책금융을 계획했다. 일본 수출규제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기업이 대상이다. 소재 수입대체를 추진하는 소부장 기업도 포함된다. 수입대체처 전환 비용, 수입대체기술 확보 R&D 자금, 기술기업 R&D 자금을 공급한다.
권우석 수은 혁신성장금융본부장 부행장보는 “지난해 소부장 분야 정책금융은 목표치를 달성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5% 증액한 규모(20조원)”라면서 “만약 준비한 자금이 조기 소진된다면 추가 증액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중점 지원 분야 정책금융 규모(단위:조원,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