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지 않은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전반을 흔히 '벤처투자'라고 이야기합니다. 벤처투자를 주로 수행하는 금융회사를 '벤처캐피털(VC:Venture Capital)'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벤처는 우리 나라말로 '모험', 캐피털은 '자본'을 의미하는 만큼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금융사들이 하는 투자 행위를 쉽게 벤처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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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회에서는 벤처투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법 하나를 통과시켰습니다. 벤처투자촉진법이라는 법률입니다. 그 동안 벤처투자에 대한 명확한 역할을 규정한 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벤처캐피털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내려지면서 보다 다양한 방식의 벤처투자가 가능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벤처투자가 어떤 것인지, 벤처캐피털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벤처투자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A:새로 만들어진 벤처투자촉진법에서는 벤처투자를 '주식회사의 주식, 무담보전환사채, 무담보교환사채 또는 무담보신주인수부 사채의 인수' 등을 첫 번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창업자나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게 자금을 투자하는 행위를 투자로 보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아직 상장하지 않는 기업의 주식 일부를 돈을 주고 사들이거나,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벤처기업은 투자금을 지원 받는 대신 나중에 기업이 좀 더 커지면 얻게 되는 이익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계약을 맺는 셈입니다.

물론 창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기업은 이익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돈을 투자하는 셈이죠.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쉽게 이익 공유를 약속하기 보다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Q:벤처투자는 누가 하나요.

A:우선 가장 대표 벤처투자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벤처캐피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이라는 말은 법률 용어는 아닙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모험자본을 투자하는 투자자 전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법적으로는 벤처투자를 주된 업무로 하는 회사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벤처캐피털이란 말은 대부분 이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증권사라고 부르는 금융회사의 법률용어가 '금융투자업자'인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는 총 145개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케이비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와 같은 회사가 대표적입니다.

각 회사의 이름을 살펴보면 벤처캐피털에는 '벤처'라는 단어 외에도 '파트너스' 같은 단어가 많이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동반자로 함께 성장을 지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볼 수 있겠죠.

창업투자회사 외에도 다른 많은 금융회사들이 벤처투자를 합니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조합, 신기술금융회사, 증권사, 은행사 등 소규모 단체부터 금융회사까지 참여자도 다양해졌습니다. 굳이 창업투자회사가 아니더라도 모험자본을 투자하는 회사는 누구라도 벤처투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벤처투자는 어떻게 하나요.

A:대부분 창업투자회사는 펀드를 만들어 벤처투자를 합니다. 물론 회사 돈을 직접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창업투자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예를 들어 창업투자회사가 인공지능(AI)을 잘 하는 기업을 집중 발굴하면서 'AI 벤처 펀드'를 만들면 AI투자에 관심 있는 금융회사나 대기업이 펀드에 돈을 모아서 줍니다. 펀드를 만드는 창업투자회사에서도 일부 자금을 투자해 큰 펀드가 만들어 집니다. 창업투자회사는 이렇게 모인 돈을 AI 기업에게 투자하고, 성장하기까지 여러 지원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을 우선 정하고 그 기업이 필요로 하는 돈을 만들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업투자회사가 기업을 정하는 경우도 있고, 금융회사가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여러 군데에서 돈이 모이는 만큼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모두가 동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투자 대상을 먼저 정하는 펀드를 '프로젝트 펀드'라고 합니다.

언론에서 자주 보도하는 벤처펀드는 대부분 이렇게 결성된 벤처펀드를 의미합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벤처투자를 수행하고 있는 벤처펀드의 수는 총 897개나 됩니다. 전체 펀드 규모는 26조5541억원에 이릅니다. 펀드 가운데서는 벤처기업에 투자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돈도 있습니다.

Q:유니콘이 뭔지 알고 싶어요.

A:유니콘은 아직 상장을 하지 않았지만 기업가치가 약 10억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을 의미합니다.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평가를 받기 마련입니다. 상장을 마쳤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기업의 성장이 모험이 아닌 안정적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유니콘이라는 이름이 달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원래는 일반인으로부터 평가를 받기 이전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것은 상상에서나 가능하다는 의미로 달린 이름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계 각국에서 유니콘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벌써 유니콘이 11개나 생겼다고 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출몰하는 유니콘이 과연 상상일지, 현실일지를 지켜보는 일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기도 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피터 틸 '제로 투 원' 신화를 만든 파괴적 사고법과 무적의 투자 원칙. 토마스 라폴트 지음, 강민경 옮김, 앵글북스 펴냄

피터 틸의 스탠퍼드대 재학시절부터 페이팔 창업, 페이스북 저커버그와의 만남과 팰런티어의 설립 배경 그리고 피터 틸의 페이스북과 팰런티어에 대한 투자 사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닷컴 버블 붕괴 직후 벤처캐피털 대부분이 페이스북에 대한 초기 투자를 꺼려했을 때 피터 틸은 SNS의 성장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꿰뚫어 보고 첫 외부투자자가 됐다.

혁명적인 기업가 피터 틸의 모든 것을 파헤친 이 책은 불확실한 시대의 생존법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투자의 눈과 뛰어난 기업가와 투자가의 본질을 확인시켜 준다.

◇투자의 시계, 구본천·김용범·서종군 등 지음, 엘컴퍼니 펴냄

전문가 16명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다룬 책이다. 책의 저자에는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 등 PEF 대표들과 이영민 서울대 벤처경영기업센터 교수, 송락경 한국과학기술원 이노베이션센터 교수 그리고 벤처투자와 사모투자를 이끌어온 정부와 산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내 벤처투자의 가치 업그레이드 전략, 딜소싱 방법, 운용사의 수익모델, 좋은 벤처기업 발굴전략, 모험자본회수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