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기술로 개발 중인 슬라이드 디스플레이를 노트북에도 적용한다.
현재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인 노트북 시장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극 도입하도록 유도하면서 폼팩터 혁신을 선도해 시장 흐름을 뒤집어 놓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0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비공개(프라이빗) 부스를 꾸리고 일부 관계자만 초청해 준비 중인 시제품을 시연했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으로 슬라이드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CES 프라이빗 부스에서 슬라이드폰 시제품을 선보이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슬라이드 노트북을 시연했다.
개발 중인 슬라이드 노트북은 일반 노트북과 형태는 동일하다. 화면을 펼치기 전에는 13.3인치이지만 오른쪽으로 화면을 밀어내면 최대 두 배까지 커진다.
작은 노트북 화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나 여러 창을 띄워놓고 작업해야 하는 경우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제품을 본 복수 국내외 관계자는 “노트북 폼팩터 혁신을 일으킬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듀얼 OLED를 채택한 노트북을 전시하는 등 새로운 폼팩터를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OLED만의 강점을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에서 살려내 새로운 시장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선보인 듀얼 OLED 노트북은 키보드 아래 터치 패널을 OLED로 구현해 각종 편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아직 정식 출시는 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전체에서 소리가 나는 OLED를 노트북에 적용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스피커가 따로 없는 사운드 내장 디스플레이(SoD)를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해 대중에 공개했었다. 이 기술을 노트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세트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
아직 OLED 노트북은 초기 시장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델 등이 전문가용 프리미엄 제품으로 일부 모델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일반 소비자 제품 대비 가격 차이가 커서 스마트폰처럼 OLED 대세를 이루기는 아직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해 디자인 혁신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OLED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다”며 “노트북에서도 OLED만의 강점을 살리려면 OLED만 가능한차별화 포인트가 분명 필요하므로 신기술을 노트북에 녹여내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