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CES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칩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칩을 설계했다. 자율주행 플랫폼, '폴더블' 노트북 PC 등 새로운 분야 진입을 노리는 전략도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 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서 인텔, 퀄컴,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칩을 발표했다.
이날 인텔은 10㎚ 기반 새로운 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CPU) '타이거 레이크'를 발표했다. 칩 속에는 AI 가속기, 새로운 인텔의 그래픽 아키텍처 인텔X가 들어있다. 기존 CPU 대비 4배 성능을 개선했다. 타이거 레이크 CPU는 올 하반기 출시한다.
인텔은 수년 간 개발해온 외장 그래픽처리장치(GPU) 'DG 1'도 선보였다. 이 제품을 기반으로 이 분야 1위 업체인 엔비디아의 뒤를 바짝 뒤쫓는다는 전략이다.
또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CES에서 처음 발표한 노트북 PC 혁신 프로그램인 '아테나 프로젝트'를 올해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인텔은 PC 제조사와 협력해 '폴더블' 스크린 노트북 PC를 양산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 부사장은 레노버 관계자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접히는 노트북 PC를 직접 들고 나와 성능을 공개했다.
제품 코드명은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다. 마치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닫혀있을 때는 12인치 노트북 PC와 비슷하지만 열었을 때 17인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 퀄컴은 자동차용 플랫폼을 미래 산업으로 점찍고, 관련 제품을 대거 쏟아냈다. 퀄컴은 자사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자율주행 자동차에 특화한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으로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복잡성을 해소하고, AI 기술과 자율 주행 기술을 보다 매끄럽게 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GM 등과 협력해 2023년에 칩이 적용된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다.
퀄컴은 이번 행사에서 차량용 클라우드 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퀄컴의 차량용 콕핏 플랫폼과 차량용 4G, 5G 플랫폼을 통합한 것이다. 퀄컴이 수년간 강조해온 새로운 차량간 통신(V2X) 규격인 C-V2X를 활성화하기 위한 플랫폼 '퀄컴 C-V2X 레퍼런스 플랫폼'도 공개했다. 퀄컴 측은 “현재 C-V2X 적용 움직임이 활발한 미국을 넘어 세계 C-V2X 차량 시스템 가속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CPU 신흥강자 AMD도 새로운 CPU 칩을 선보였다. AMD 기조연설을 맡은 리사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세계에서 처음으로 64코어를 적용한 고성능 CPU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를 공개했다. 코어는 CPU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전달하는 일꾼 역할을 맡는다.
스레드리퍼 3990X는 전작인 3970X보다 그래픽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것이 특징이다. 리사수 CEO는 “CPU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7㎚(나노) 공정이 있었기에 64코어 구현이 가능했다”며 “3990X는 전작에 비해 렌더링 성능이 51% 가량 개선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AMD는 노트북 PC용 8코어 프로세서 라이젠 4000시리즈와 애슬론 3000시리즈 제품군을 공개했다. 배터리 성능을 2세대 라이젠보다 2배 이상 늘렸는데, 이 역시 7㎚ 기반 공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리사 수 설명이다. AMD는 이날 새로운 GPU 제품인 RX5600도 공개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