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약 5000억원 규모 항공 마일리지 사라진다

2020년 소멸 예정인 항공마일리지 규모가 무려 4936억원(3분기 공시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김천)이 30일 올해 3분기 항공사별 연결 재무상태표를 분석한 결과, 국적 항공사의 누적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한항공이 2조 2135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237억원으로 총 2조 9372억원에 이르렀다.

내년 초 소멸되는 마일리지 규모를 나타내는 '유동성 이연수익'은 대한항공이 3940억원, 아시아나가 996억원으로 총 4936억원에 달했다. 마일리지로 환산하면(1마일리지는 통상 20원) 246억 8,000만 마일리지가 된다. 평수기 유럽 왕복항공권 일반석 구입에 7만 마일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만 250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항공 마일리지는 일종의 부채로 인식돼 재무제표상 이연수익 계정에 잡힌다. 소멸시효가 도래해서 마일리지가 소멸되면 이연수익에 잡힌 부채가 고스란히 항공사 수익으로 바뀐다. 내년 초 항공사들은 아무런 영업활동 없이 5000억원 가량을 수익으로 챙기는 셈이다.

최근 대한항공은 항공권을 구매할 때 운임의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마일리지 개편안을 발표했다. 복합결제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상은 항공권 구매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늘어나고, 적립 마일리지는 줄인 것이 핵심이다.

송 의원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민들의 막대한 자산이 대기업에 넘어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영업기밀 보호 등을 핑계로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국민의 권리를 되찾고 균형있는 마일리지 제도를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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