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 환경과 다양한 실험 데이터를 통해 여러 연구실에서 재현성이 높은 약물 후보군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박성규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면역학자이며 신약 개발자'다. 고교 3학년 때 생물과목 담임교사의 유쾌한 수업에 매료돼 생물 교사를 꿈꾸며 진학한 대학(생물교육과)에서 연구개발(R&D) 재미에 푹 빠져 지도자이자 과학자, 신약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09년부터 GIST에 재직 중인 박 교수는 면역기전 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면역질환을 제어할 수 있는 조혈모세포를 기반으로 골수성면역조절 세포(MDSC) 기능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세포치료 기술을 개발,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리포트'에 발표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 치료제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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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

또 보건복지부 희귀질환진단치료기술연구인 염증성 면역질환 환자치료를 위한 약물 개발에도 참여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성 질환을 가진 환자의 유전체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기법으로 새로운 변이를 찾아내 실제 기능이 어떻게 변화됐는지를 규명했다. 이미 임상에서 사용하는 약물이 실제로 변이에 의한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 환자의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복제 억제제는 향후 5~7년 내 신약으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생쥐모델에서 경구용으로 사용한 결과 이 약물은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효율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나타나 식품의약품안전처 1차 치료제 임상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위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 교수는 “수천 종의 화합물 동정을 통해 현재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는 약물보다 좋은 효능을 지닌 화합물을 찾아냈다”면서 “국내 및 국제특허(PCT)를 출원했으며 아직 화합물 구조를 공개하지 않은 많은 약물 후보군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2019년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과학자는 R&D 결과물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과학자적인 흥미 및 즐거움에 관해 얘기하지만 본인의 과학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 창업에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동안의 R&D 경험을 살려 획기적 치료제를 개발해 보편적 복지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 신약을 내놓는 것이 일생의 목표이자 꿈”이라면서 “지속적인 R&D와 훌륭한 과학자를 양성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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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