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그룹이 '5세대(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허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선 연구반은 시민단체 등 일부 반대 의견에도 슬라이싱 기술을 허용해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1년 이상 끌어 온 현안에 대해 잠정적인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최종 정부 판단이 남았지만 큰 이견이 없다면 슬라이싱 기술을 허용하면서 5G 시대에 보편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슬라이싱은 5G에서만 가능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단일 물리 코어 네트워크를 독립된 여러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서 주파수 대역을 나눠 쓰는 서비스를 말한다. 5G 등장으로 저지연과 연결성도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주파수 대역을 전용 네트워크로 쪼개 사용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자율주행, 원격진료, 재난안전 등 신호 지연 없이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 네트워크로 장애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서비스에는 슬라이싱 기술이 최적이다.
문제는 망 중립성 논란이다. 일종의 전용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자칫 네트워크 트래픽을 차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용도로 대가를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 지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어떤 서비스를 슬라이싱 기술로 지원하는 문제도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어떻게 정의하고 표준화할 지도 결론을 내려야 한다. 개략적인 합의는 이뤘지만 아직도 해결할 숙제가 남아 있다. 그래도 5G에서만 가능한 기술일 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반에서 내린 결론은 합당하다. 이제부터는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자칫 불필요한 논란이 가중돼 1년 이상 진행한 논의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5G 시대를 선도하는 우리나라가 슬라이싱 기술과 표준에서도 주도권을 잡는다면 그만큼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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