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체수수료 종말 시대가 도래했다. 개인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 이용시 막대한 수수료를 받았던 은행이 오픈뱅킹 시대를 맞아 수수료 전면 면제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았다.
IBK기업은행이 첫 발을 내디뎠다.
17일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개인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를 조건 없이 모두 면제한다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물론 기존 뱅킹 시스템 이용자 모두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고객 약 1200만명과 비대면 채널 활성 이용고객 약 400만명은 아무 조건 없이, 어떤 시스템을 이용하든 이체수수료가 면제된다.
기존에는 고객별로 가입한 상품, 거래 기여도, 전월 실적 등에 따라 이체 수수료 면제 여부가 결정됐지만 18일부터는 모든 고객 이체 수수료를 조건 없이 면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고객과 기존 이용고객과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면 이체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게 됐다”며 “기업은행의 고객 정책은 차별없는 금융이라 전 고객 대상이 혜택을 누리게 해야 한다는 내부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이원뱅크 등 모든 뱅킹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수수료는 사라진다.
기업은행의 파격 수수료 면제로 다른 시중은행도 수수료 전면 재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한은행이 상품 가입자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은행 수수료 장사는 앞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기존 통신사가 제공하던 SMS문자 서비스와 유사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수수료 부가수익보다는 오픈뱅킹 시대에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 자산관리로 은행들이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 전용 모바일뱅킹 앱 '아이원뱅크(기업)'와 인터넷뱅킹에서 개인사업자를 위한 오픈뱅킹 서비스도 출시한다. 전 은행 사업용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고, 이체 수수료도 면제된다. 대출이자 등 각종 납부일에 잔액이 부족하면 다른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가져오는 지능형 납부기일 관리 서비스도 출시한다.
모바일뱅킹은 물론 인터넷뱅킹에서도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뱅킹에서는 다른 은행 계좌에서 출금해 오픈뱅킹 전용 상품을 가입할 수 있고, 24일부터는 외화 환전도 가능하다. 대출이자 등 각종 납부일에 잔액이 부족하면 다른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가져오는 지능형 납부기일 관리 서비스도 출시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