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인사팀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지난 13일 삼성그룹 차원의 에버랜드 노조 와해 공작을 인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1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32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총 32명 중 26명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이 중 7명을 법정 구속했다.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에게도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1년2개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했다. 또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에게는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삼성전자는 무죄, 삼성전자서비스는 조세 관련 범죄만 유죄로 나와 벌금 7400만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은 행위자뿐 아니라 업무 주체인 법인까지 함께 처벌하는 규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은 창업 초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무노조 경영'을 관철하기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노조와해 공작을 총괄 기획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그룹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를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전실 인사지원팀은 매년 노조설립 저지, 세 확산 방지, 고사화, 노조탈퇴 유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략을 수립, 계열사별 대응 태세 점검·회의, 무노조 경영철학 '신념화'를 위한 임직원 교육을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