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중견 게임사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올해 코스닥 시장을 노린 상당수 게임사가 내부 경영지표와 자본시장 상황을 감안, 미뤄 온 코스닥행에 도전한다. 지난 2017년 넷마블과 펄어비스 등장 이후 게임사 상장 행보는 뜸했다. 2년 동안 베스파, SNK 두 곳만이 신규로 이름을 올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해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RPG, T3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장에 도전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적당한 상장 시기를 모색하고 있다. 가치는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정밀회계감리에 발목이 잡혀 상장을 연기했다. 올해 '프린세스커넥트:리다이브' '달빛조각사' '페스오브액자일'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새해에는 '에어' 등 신작이 예고돼 있다.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같은 콘텐츠 부문으로 분류되는 카카오페이지의 상장 추진 움직임도 카카오게임즈에 자극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과 자본시장 등 환경 요인을 다각도로 고려해 최적 시기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그룹 스마일게이트RPG도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초 스마일게이트는 막대한 유동자금을 보유, IPO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신작 개발 및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상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게임대상 수상작인 '로스트아크'의 매출 경과와 흥행이 상장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IPO 시기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빛소프트 모회사 T3엔터테인먼트도 새해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T3엔터테인먼트는 PC온라인 리듬게임 '오디션' 개발사다. 자회사인 한빛소프트가 게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드론, 바이오,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소셜슬롯 개발 게임사 미투젠은 내년 상반기로 상장을 연기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실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이후 게임사 상장이 이처럼 뜸한 것은 메이저 빅3 회사 쏠림 현상으로 허리 기업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존 상장사의 실적 악화도 뼈 아팠다. 데뷔 게임 흥행으로 상장에 성공한 조이맥스, 데브시스터즈, 액션스퀘어, 썸에이지는 각각 23분기·18분기·17분기·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베스파는 올해 2월과 비교해 주가가 반토막 났다.
위험 부담이 큰 흥행 산업에서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점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평가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