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과 성과공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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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생소하게 느껴지던 이 단어가 이제는 일상 용어가 되어 친숙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대체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과 소비 과정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제조업에 ICT를 결합,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제조업과 ICT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춘 우리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중요한 도전과 기회다. ICT 발전과 융·복합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종전의 내부 역량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던 대기업도 내부 혁신만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혁신, 즉 개방형 혁신이 절대 필요하게 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제품의 등장과 쇠퇴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모든 기업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협력재단에서는 변화한 기업 환경에 대응하고 개방형 혁신의 실천 방안으로 성과공유제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공유제는 수탁 기업이 원가 절감 등 수탁·위탁 기업 간에 합의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탁 기업이 지원하고, 그 성과를 수탁·위탁 기업이 공유하는 계약 모델이다.

성과공유제는 토요타자동차가 협력사로부터 혁신 아이디어를 체계화해서 발굴하기 위해 1959년에 최초로 고안한 상생협력 모델이다. 이것은 롤스로이스, 크라이슬러, 존 디어, 보쉬 등 세계 기업들이 채택해 경쟁력을 높여 왔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2004년에 처음 도입, 민간 자율로 운영됐다. 이 제도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6년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을 제정, 근거가 되는 법을 마련했다. 2012년 시행 이후 10월 현재 등록기업 439개 및 등록과제 347개사 1만4962건에 이르고, 참여 수탁 기업은 7660개사에 이른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성과공유제가 확산될 수 있게 된 것은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개방형 혁신을 통해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개방형 혁신이란 한 기업의 조직 안팎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기술화하는 과정이다. 패러다임 전환을 전제로 한다. 성과공유제는 협력업체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혁신으로 생기는 성과를 나누는 것으로, 개방형 혁신 시대에 가장 알맞은 실천 모델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11월 동반성장주간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은 HSD엔진은 2016년 선박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배기가스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장치를 협력 기업인 인화정공과 공동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기압 대신 고기압으로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은 기술 및 인력 지원, 개발 제품 품질 평가 등을 담당했다. 협력 중소기업은 시제품 제작, 공정 간 제품 품질 평가, 각종 대외 검사 수행을 담당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원가경쟁력 있는 부품을 공급받게 됐고, 협력 중소기업은 총 12억원어치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진전되면서 시장과 기술이 급변해 그 어떤 대기업도 시장과 기술 변화를 모두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변화된 기업 환경에서 자원을 어떻게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공유제는 새로운 시대에 가장 알맞은 개방형 혁신이라 할 수 있다. 개방형 혁신은 성과 공유를 통해 날개를 펼친다고 할 수 있다. 성과공유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대도약을 기대한다.

조금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협력성과확산부장 dbqueen@win-wi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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