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0일 저녁 1조2000억원이 줄어든 512.3조원 규모 내년도 정부 예산·기금운용계획 수정안을 의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협의체인 '4+1'이 마련한 수정안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를 장악 중인 '변화와 혁신모임'은 국회법을 어긴 '폭거'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앞서 자체 수정안을 제시하며 민주당, 바른미래당(변혁)과 협의를 벌였으나 정부 부동의로 폐기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개의 후 정회했던 정기국회 제12차 본회의를 속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160명이 동의한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을 상정했다.
예산안 수정안은 재적 295인, 재석 162인,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의결됐다. 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은 재석 158인 중 찬성 158인으로 의결됐다.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은 총 513조4580억원 규모 정부 원안에서 1조2075억원을 삭감한 총 512조2504억원 규모다. 7조8674억원이 증액되고 9조749억원이 감액됐다.
올해(469조6000억원)보다 9.1%(42조7000억원)가 증가했다.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을 위한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이 2470억원 증액됐다.
전기버스·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 620억원, 규제 자유특구·강소특구 지원 707억원 등도 늘었다. 방송통신발전기금 116억원 증액, 관광진흥개발기금 26억6000만원 신규 반영, 정보통신진흥기금 12억8000만원 증액 등도 수정안에 포함됐다.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은 신규로 1100억원 반영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 확대에 875억원, 참전·무공수당 등 인상에 460억원, 하수관로 등 수질개선 시설 확충에 706억원의 예산이 각각 증액됐다.
소상공인진흥기금에 소상공인 융자예산 500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국민건강증진기금 난임시술비 예산 42억7700만원, 중학교 1학년 인플루엔자 필수 예방접종 예산 35억1900만원이 각각 증액됐다.
쌀 변동직불제 등 7개 직불제를 공익기능증진 직불제로 통합 개편하기 위해 농업·농촌기능증진직접지불기금이 신설됐다. 공익기능증진 직불 예산이 2000억원도 늘었다. 농어업재해재보험기금 재보험금 예산은 993억원 증액됐다.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자조금 지원예산과 채소가격안정 지원예산도 각각 15억원, 48억3200만원 증액됐다.
소방 대형헬기 사고로 인한 공백을 줄일 대체 헬기 도입 예산 144억원은 신규 반영됐다.
앞서 문 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및 예결위 간사 7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예산안 수정 등을 두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마지막날 처리를 위해 4+1 수정안을 강행했다.
한국당은 본회의장에서 피켓과 구호 등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예산안은 4+1안으로 의결됐다. 한국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500조원 미만으로 잡은 자체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정부가 부동의 의견을 내면서 표결도 부치지 못하고 폐기됐다. 한국당 수정안은 정부 원안에서 15조9735억원을 감액했다. 1조7694억원을 증액했다. 현행법상 예산안 증액 부분이나 신설 과목은 정부 동의가 필요하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