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폰트 라이선스가 정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아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는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배포하는 무료 폰트를 이용하면 저작권 문제없이 안전하게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저작권위원회는 수집 및 라이선스 검토를 완료한 무료폰트 130건을 공유마당을 통해 제공 중이다.
8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폰트 관련 저작권 상담건수는 매년 4만건 이상 발생한다. 올해 역시 11월 기준 4만2834건 상담이 이뤄져 폰트 저작권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기관에서 폰트를 잘못 사용했다가 법적 소송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5~2019년 동안 전국 사립·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내용증명 및 고소장을 받아 저작권 분쟁이 발생한 사례는 712건에 달했다.
예컨대 Y디자인은 2015년 인천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150곳에서 윤서체를 사용했다는 민원을 시 교육청에 제기해 폰트 사용권 275만원을 구매하라고 요구했다. 시 교육청은 학교별 대응을 자제하게 하고 직접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결렬됐다. Y디자인은 교육청과 초교 1곳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4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변론 과정에서 시 교육청은 저작권 침해 고의성이 없었고, 윤서체가 사용된 결과물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으나 법원은 일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사용료가 4000만원에 달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손해배상금 100만원을 산정했다. 양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저작권위원회는 무료폰트 제공을 통해 대국민 저작권 인식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2018년 2월부터 한글과컴퓨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 위원회에서 제작한 무료폰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KCC박경리체, KCC도담도담체, KCC안중근체, KCC무럭무럭체가 무료폰트로 추가된다. 또 내년 상반기부터 한국문화정보원 공공누리와 협력해 지자체 폰트 등 무료폰트 안내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저작권위원회는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폰트를 추가적으로 수집해 공유마당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폰트 관련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고 저작권 나눔 문화 확산을 도모한다.
공유저작물을 재창작해 무료 음원을 배포하는 사업도 이어간다. 2018년 서울시립교향악단, 박인영 음악감독 등과 함께 제작한 애국가 음원이 대표적이다. 애국가는 2005년 안익태 작곡가 유족으로부터 악보만 기증받아 음원 이용에 제한이 있었지만, 무료 음원 배포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오 거룩한 밤' '징글벨' 등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캐럴 14곡도 재창작돼 이달 추가로 공개됐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