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연말시한 다가온다…크리스마스 선물, 美 결심에 달려"

북한이 3일 미국을 향해 북미 대화의 '연말 시한'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결단을 촉구했다. 올 연말까지 양국 협상이 별 진전없이 지나간다면 북한이 누차 밝힌 '새로운 길'의 노선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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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 바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이 진전된 협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리 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자신들의 선제적 조치에 미국이 전혀 화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저들(미국)에게 필요한 시간벌이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내정치 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하여 고안해낸 어리석은 잔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대화 타령을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으며 이제 더는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북한은 연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방식 비핵화 협상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굳이 북한측이 스스로 설정한 연말시한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국이 연말까지 평행선을 유지하며 협상테이블에 마주 않지 않을 경우 북한은 자력갱생을 도모하는 '새로운 길'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진전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2020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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