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강자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양자컴퓨터 시장에 뛰어든다.
AWS는 양자컴퓨팅 서비스 출시와 협력 기관 운영, 랩(lab)을 설립한다. IBM, 구글 등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AWS는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9'에서 양자컴퓨팅 서비스 '아마존 브래킷'을 출시했다. AWS는 양자컴퓨팅센터를 만들고 아마존 양자솔루션 랩 운영 계획도 발표했다. 양자컴퓨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병렬 처리가 가능한 미래형 컴퓨터다. 클래식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컴퓨터 관련 문제를 풀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에너지 저장, 화학공학, 재료과학, 신약 개발,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 등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찰리 벨 AWS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부문 수석부사장은 “양자컴퓨팅이 클라우드 퍼스트 기술이 되고 클라우드가 기업의 하드웨어(HW)에 접근하는 주된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AWS는 기업이 양자컴퓨팅 경험치를 쌓도록 지원하고, 양자컴퓨팅 잠재력을 빠르게 실현하기 위한 과학계·산업계 노력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자컴퓨팅 기술은 주로 개념증명 연구에 한정적으로 사용된다. AWS는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활용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한다.
브래킷은 완전관리형 AWS 양자컴퓨팅 서비스다. 양자 HW 제공업체 컴퓨터를 한 곳에서 실험하도록 지원한다. 양자컴퓨팅센터는 캘리포니아공대, 학술연구기관 양자컴퓨팅 전문가 등과 최신 양자컴퓨팅 기술 R&D 협력 기관으로 자리 매김한다. 양자솔루션랩은 아마존 양자컴퓨팅 전문가, 관련 기술, 컨설팅 파트너와 연계해 고객의 양자컴퓨팅 사용 용도를 발굴한다.
AWS 참전으로 IBM, 구글 등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양자컴퓨터는 IBM이 오랫동안 공들여 온 산업 분야다. 미국 뉴욕 토머스 J. 왓슨 연구센터에 본부를 두고 일부 기업·기관과 일반인에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양자컴퓨터 시스템 마련을 위해 'IBM 퀀텀 컴퓨테이션 센터'를 지난 9월 개소했다.
IBM은 양자컴퓨터를 발전·보급하기 위해 자체 보유한 양자물리학과 양자컴퓨팅 기술을 대중과 공유한다. 2016년 최초로 범용형 근사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상에서 구현했다. IBM 퀀텀 익스피리언스 시스템을 제공, 누구나 IBM 양자프로세서를 활용해 알고리즘과 실험을 수행하고 시험과 시뮬레이션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구글 AI퀀텀팀을 이끄는 존 마르티니스 미국 UC샌타바버라대 교수 등이 기고한 '양자우위 달성' 논문으로 양자컴퓨터 시장 참전을 알렸다. 논문은 '현존 최고 슈퍼컴퓨터로, 1만년 소요되는 연산을 양자컴퓨터로 200초에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네이처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국내 산업계도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양자컴퓨터 분야에 지속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외 뚜렷한 사례가 없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말 IBM, JP모건 체이스, 영국 옥스퍼드대 등과 'IBM Q 네트워크'에 합류하고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섰다.
소프트웨어(SW)업계 관계자는 “AI 개발·도입 초기처럼 실체 없는 전장에서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클라우드나 AI 기술·서비스가 늦은 국내 기업이 양자컴퓨터 분야에서는 고전하지 않도록 투자와 R&D를 강화하고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IBM·AWS 사례처럼 산·학·연이 함께 기술경쟁력을 기르고 서비스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