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공항 라운지 이용과 바우처 높은 적립률을 제공하던 '매스티지 상품' 축소에 나섰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일반 신용카드에 이어 매스티지 상품까지 불똥이 튀었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명품(prestige)'의 합성어로 연회비는 평균 30만원 수준으로 일반 신용카드보다 비싸지만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통상 높은 적립률을 제외하고도 연회비 수준의 호텔 식사권, 백화점 상품권을 비롯해 호텔 발렛파킹, 공항 라운지 이용권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매스티지 상품을 리뉴얼하면서 주요 서비스를 대거 축소했다.
우선 현대카드는 최근 프리미엄 상품 라인 '더 레드'를 리뉴얼 한 '더 레드 에디션4(레드 에디션4)'를 출시하면서 혜택을 축소했다. 이 카드는 현대카드 매스티지 상품 중 하나로 연회비는 연 30만원이다.
현대카드는 리뉴얼 과정에서 바우처 이용을 사실상 축소했다. 이번 레드 에디션4부터는 여행, 쇼핑, 고메, 뷰티, 커피전문점 5개 분야에서 최대 20만원까지 바우처를 사용하도록 했다.
분야는 5개이지만 사용처가 여행(프리비아 여행), 쇼핑(롯데면세점), 고메(특급호텔 F&B), 뷰티(록시땅), 커피전문점(폴바셋) 등 일부 브랜드로 한정됐다. 게다가 사용도 각 영역별로 최대 2회 한도로 가능하다.
기본 적립혜택도 사라졌다. 기존 상품의 경우 전월 실적 없이도 결제액의 0.5~2%가 기본적립됐지만, 레드 에디션4는 50만원 이상일 경우 1% 이상 적립된다.
매스티지 카드 혜택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우리카드가 올해 초 프리미엄 신용카드 '로얄블루'를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연회비와 혜택을 조정했다.
로얄블루는 연회비(비자·마스터)를 종전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인상했다. 바우처 선택도 기존에는 7개 항목에서 가능했지만, 리뉴얼한 상품부터는 4가지로 축소됐다.
항공마일리지 적립의 경우 일부 상향 조정됐지만, 국내 가맹점 이용금액 30만원 이상이라는 전월 실적이 생겼고, 마일리지 한도구간도 대한항공 5만마일, 아시아나항공 7만5000마일이라는 제한구간이 신설됐다.
업계에서는 향후 카드사들이 매스티지 카드를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혜택 축소가 빈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신용카드 혜택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매스티지 카드 역시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단순 좋은 혜택보다는 내가 필요한 혜택을 살펴보고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