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업체 코스모신소재가 삼성SDI 자회사인 에스티엠(STM)의 전구체 생산라인을 인수하며 양극소재 생산을 위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는 삼성SDI 울산사업장 내 STM 전구체 생산설비를 인수하기로 하고 삼성SDI와 설비 매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인수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STM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활물질과 전구체 생산을 위해 2011년 5월 삼성정밀화학과 일본 토다공업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2015년 9월 삼성SDI가 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 전지소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STM 지분도 전량 인수해 대주주가 됐다. 그 해 12월 토다공업 지분까지 모두 취득하면서 100% 자회사로 운영해왔다.
STM은 지난해 8월 리튬이온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을 중단하고 양극활물질 생산에만 주력해왔다. 높은 인건비와 운영비용 탓에 자체 생산이 외부 조달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가동 중단 이후 해당 생산라인은 연구개발(R&D)용 파일럿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 생산설비를 코스모신소재가 인수하게 된다.
전구체는 양극활물질 제조 전 단계 공정 소재로 전구체에 리튬을 결합하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된다. STM이 생산하던 제품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전구체다.
코스모신소재는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NCM 전구체를 자체 생산하게 되면서 효율성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또 계열회사인 코스모에코켐에서 원료를 직접 공급받아 전구체, 양극활물질까지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완성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는 내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인 NCM 양극활물질 증설 투자 맞물려 진행된다. 그동안 코스모신소재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기기용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활물질이었지만 향후 중대형 배터리용 NCM 소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부터 국내 대형 배터리 제조사에 중대형 NCM 양극활물질 공급도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하이니켈계 NCM 양극활물질 설비 증설에 4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코스모신소재 관계자는 “NCM 양극활물질 사업 본격 확대와 맞물려 NCM 전구체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설비 매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세부 운영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유휴 생산설비 매각을 위한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특정 업체와 계약 여부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