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핀테크 기업 대상 벤처캐피털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핀테크 100대 기업에 오른 기업은 지난 1년간 180억달러(약 21조원) 이상 자본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총 710억달러(약 83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작년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KPMG인터내셔널(회장 빌 토마스)과 핀테크 벤처투자기관 H2 벤처스가 공동으로 '올해의 핀테크 100대 기업'을 발표했다.
지난 3년간 상위그룹을 선점했던 중국은 올해도 10위권에 3곳의 이름을 올리며 핀테크 시장을 주도했다. 상위 10위에는 싱가포르와 인도, 인도네시아 기업 4곳도 포함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이 핀테크 시장을 휩쓸었다.
보고서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중 기술 혁신성, 자본조달, 다양성 등을 기반으로 '50대 리딩 기업'과 새로운 핀테크 기술로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50대 이머징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여섯 번째다.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 차량공유업체 그랩(Grab)과 중국 디지털 기술 기업 징둥디지털과학기술(JD Digits)이 뒤를 이었다. 4위는 인도네시아 차량공유업체 고젝(GoJek), 5위는 인도 모바일 결제 플랫폼 페이티엠(Paytm), 6위는 중국 인터넷 금융업체 두샤오만금융(Du Xiaoman Financial)이 기록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29위)가 3년 연속 50대 리딩 기업에 선정됐으며, 50대 이머징 기업에는 해외송금 서비스 업체 모인이 포함됐다.
VC투자도 증가세다. 100대 기업 중 32개 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최소 1억달러(약 1170억원) 자본을 유치했으며, 상위 10개 기업은 1년간 평균 12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 자본을 조달 받았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주요 벤처 투자가로는 세쿼이아캐피털, 소프트뱅크가 있으며 알파벳(구글 지주회사)과 BBVA, 텐센트홀딩스와 같은 전략적 투자가도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선정된 기업들은 지급결제와 송금업체(27개)가 가장 많았다. 이어 자산관리·브로커리지(19개), 보험(17개), 자금조달·대출(15개), 네오뱅크(9개) 업종이 뒤따랐다.
조재박 삼정KPMG 전무는 “지난 3년간 10억달러 이상 자금을 조달 받은 11개 핀테크 기업 중 8개가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기반 기업”이라며 “중국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에는 작은 규모로 특정 서비스만 제공한 반면에 이제는 고객 수의 급속한 증가와 글로벌 진출, 서비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다음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