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 중 절반을 넘긴 첫날인 10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상춘재나 국빈만찬장인 영빈관이 아닌 '관저'에서 회동하며 야당과의 소통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에는 국민 300명과 정책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여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했다.
만찬은 여야 대표가 최근 문 대통령 모친상에 조문한 것에 답례 차원에서 마련됐다. 대통령의 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관저에서 만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 조의를 표해준 야당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풀리지 않는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이 오갔고, 정치, 경제, 노동, 외교, 통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와 폭넓은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고 밝혔다.
다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에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고성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 개혁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협의 없이 밀어붙였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손 대표가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론하면서 고성이 오갔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유감을 표했으며 문 대통령은 고성을 주고 받는 두 대표를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나였다”며 “여야가 상설협의체를 발족하면서 합의를 했으니 국회가 잘 협의해서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만찬에는 청와대 참모진 중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만 배석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이나 고민정 대변인도 참석하지 않는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됐다.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 50분 동안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에는 오후 8시부터 100분 동안 M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은 지난 5월 9일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후 6개월 만이다. 진행자와의 대담이 아닌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취임 후 두 번째다. 2017년 8월20일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국민 보고대회 '대한민국, 대한국민' 행사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진솔하고 격의 없는 국민과의 대화를 기대하며 마음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는 공개 자유토론 방식인 '타운홀' 형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지난 1월 6일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사회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일문일답하며 타운홀미팅 방식을 시도한 바 있다.
고 대변인은 “방송에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어떤 질문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BC는 300명의 국민 패널을 공개 모집할 예정이며,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