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화끈' 백화점 '시들' 11월 할인행사 온도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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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이마트 쓱데이 행사에서 고객들이 매장 밖까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맞물려 소비진작에 나선 대형마트와 백화점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대규모 할인행사를 전개한 대형마트는 지난 주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반면, 공정거래위원회 특약매입 지침 논란으로 사은품·경품행사에 그친 백화점은 별다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일 쓱데이 행사 기간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71.0% 신장했다. 이날 하루에만 전국 매장에 156만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매장 밖으로 대기줄이 이어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주말 매출이 42.9% 신장했다. 그룹 전사적으로 진행한 쓱데이 효과에 힘입어 두 자릿수 신장에는 성공했지만 대부분 계열사가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과가 더디다. 지난해 코세페 첫 주말과 비교해도 이마트는 매출이 56.0% 증가한 반면, 백화점은 32.3% 신장에 그쳤다.

'블랙 페스타' 행사를 진행한 롯데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지난 주말(11월 1~3일)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0.2% 증가했다. 식품류를 중심으로 10년 전 가격을 내세우며 축산 23.5%, 과일 5.5% 매출 신장을 거뒀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2.1% 성장에 그쳤다. 명품 22.9%를 제외하면 대부분 품목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행사 규모부터 차이가 뚜렷했다. 이마트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쓱데이 행사에만 10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투입했다. 800마리 한우를 반값에 판매하고 1+1 행사도 마련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쓱데이와 연계한 30% 사은 교환권 행사에만 고객이 붐볐을 뿐, 평소 주말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롯데백화점 역시 엘포인트 모바일 복권 이벤트 등 경품 행사 참여에 그쳤다. 할인 규모도 매년 이맘때쯤 하던 정기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화점의 경우 할인 분담을 놓고 특약매입 심사지침 개정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와 마찰을 빚으면서 행사 시작부터 어긋났다. 뒤늦게 참여를 결정했지만 할인 규모와 내용면에서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행사에 임하는 각오도 달랐다. 대형마트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8.1% 감소하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반면 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1.7% 줄며 대형마트에 비해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백화점은 VIP 중심의 명품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백화점 3사의 명품매출 신장률은 24.0~31.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노세일을 고수하는 명품 브랜드를 소비하는 VIP 고객이 주된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굳이 대규모 할인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여기에 공정위 지침으로 첨예한 갈등까지 빚으면서 알맹이 빠진 행사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