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출 규모가 작년 10월 대비 큰 폭 줄었다. 지난 6월 12.2% 하락에 이어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전체 수출이 14.7% 감소한 467억8000만달러, 수입은 14.6% 감소한 413억 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반도체의 경우 단가 하락세가 멈췄으나 D램 공급 재고가 여전히 많은 데다 지난해 10월 반도체 수출이 역대 2위에 오를만큼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반도체 수출 115억 8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78억6400만달러로 32.1% 감소했다.
중국 수출은 122억7200만달러로 전년대비 16.9% 줄었다. 반도체 ,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수요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16.9% 감소한 디스플레이는 중국내 신규 생산라인 확대 등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됐고 중국 제조업 분야 생산 및 투자 둔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것이 요인이다.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6.0%에 머물렀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1992년 1분기이후 27년만의 최저치다.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467억8000만달러로 올해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10월 수출이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진 데는 지난해 10월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역대 2위 실적을 낸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외에도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일반기계(-12.2%), 철강(-11.8%)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선박 수출은 우리 주력선종인 LNG〃VLCC 인도 증가로 3개월 연속 호조세, 컴퓨터 수출은 11개월만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다만 정부는 내년 1분기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무역분쟁이 스몰딜이지만 완화되는 데다 수출 다변화 노력도 성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인 반도체도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수출 물량이 4개월 연속 증가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의 1단계 협상 타결 가능성과 브렉시트 시한 연기와 함께, 우리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의 인도 본격화 등이 뒷받침 된다면 내년 1분기 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1일 오후 2시에는 수출〃투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무역금융 총 60조 지원, 수출 마케팅 3524개사 지원, 분야별 수출지원 대책 마련 계획,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 확대, 국가개발프로젝트 보증 등 수출 반전을 위한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