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클라우드 도입, 실험은 끝났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전입니다.”
김종훈 한국IBM 전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2016~2017년 시장 초기 주로 클라우드 도입 필요성과 비용 절감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도입 계획과 과정에 대한 기업 문의가 증가했다. 엔터프라이즈 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도입을 전제로 세부계획을 조율한다.
김 전무는 “최근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기업 문의가 폭발적”이라며 “클라우드를 막연히 고민해오던 고객이 기존 기업 데이터 역량과 클라우드 역량을 합쳐 전방위 사업을 아우르는 시도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기업에 홈페이지 등 단순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는 것에서 나아가 코어 시스템 연동까지 고려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추세다.
엔터프라이즈 대기업 그룹을 중심으로 기업에서 자체 클라우드 도입 계획을 수립한다. 향후 3~5년 간 클라우드 전환 계획과 이행을 위한 계획이 실제 투자 규모·시기와 함께 구체화되고 있다. 과거 일부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는 실험 수준 도입에서 실전을 염두에 둔 컨설팅 단계로 나아갔다.
기업은 더 이상 클라우드를 서비스형인프라(IaaS) 중심 비용 절감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기업 비즈니스 전환과 혁신을 좌우할 핵심 '키(key)'라고 판단한다. 김 전무는 “이제는 최고정보책임자(CIO)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까지 클라우드 도입 관련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결정에 나선다”면서 “특정 기업 종속 없이 애자일한 개발 환경을 조성하려는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오픈생태계에서 클라우드로 기업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을 개선하고 인공지능(AI)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 김 전무는 “미래 핵심 경쟁력인 데이터와 AI 활용이 기업에 기회지만 연결성이나 보안성에 있어 단절이 있으면 가치가 줄어든다”며 “언제든 안전하게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접근, 저장,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IBM '데이터와 AI 포럼'에서 SK하이닉스, KB손해보험, 롯데쇼핑은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 비즈니스 혁신사례를 공유했다. KB손보는 긴급출동과 불완전판매 등 고객 수요가 크거나 불만이 집중될 수 있는 분야에 IBM 왓슨을 접목해 서비스를 개선한다. SK하이닉스는 공정 불량률을 낮추고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AI를 활용한다. 롯데쇼핑은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IBM은 최근 '식스팩' 전파에 집중하고 있다. IBM과 레드햇 인수합병 완료 직후 선보인 'IBM 클라우드 팩' 서비스가 6개로 구성됐다. 클라우드 팩은 기업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고 기업 쿠버네티스 플랫폼 '레드햇 오픈시프트'에 최적화돼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기업 수요가 크다.
김 전무는 “클라우드 팩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자동화, 데이터, 앱·데이터·클라우드·API 통합, 멀티 클라우드 관리, 시큐리티 등 여섯 분야에서 클라우드 혁신을 지원한다”며 “식스팩으로 기업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핵심 코어 역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