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인터넷 1000만가구 돌파 의미는 다양하다.
2002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000만 돌파 이후 19년 만에 통신 분야, 특히 유선 인터넷 분야에서 쾌거다.
단순 이용자 수 증가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시대 진입·가속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009년부터 정부와 통신사, 케이블TV 등 민·관이 협력해 기가인터넷 보급·확산을 위해 지속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초연결시대 신산업 출현 기반
고속 정보통신망은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정보통신기술(ICT)뿐만 아니라 전자, 금융, 건설, 유통 등 산업 전 분야 디지털화를 촉진, 산업 경쟁력을 제공하는 데 일조한다.
기가인터넷은 소득 증대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 네트워크 기술 발전, 서비스 역량 증대 등으로 높아진 대용량 네트워크 수요에 대한 해답이었다. 기가인터넷 출현으로 기가 IoT, 초고화질(UHD) TV 등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했고 국민 편익은 높아졌다.
기가인터넷 가입 가구가 1000만을 돌파하며 이 같은 효과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에 대응하며 새로운 산업 출현을 앞당기는 데 기가인터넷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민·관 협력 결실
기가인터넷 1000만가구 돌파는 민·관 협력의 결과물이다. 정부는 2008년 준비 단계를 거쳐 2009년부터 기가인터넷 상용화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망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네트워크 고도화 핵심 과제로 기가인터넷 서비스 도입을 선정했다.
2012년 상용 서비스 도입이 목표였다. 2009년 KT 컨소시엄, CJ헬로비전(현 CJ헬로) 컨소시엄 시범사업과 기가인터넷 기술·장비 개발이 시작됐다. 선도 시범망을 구축하고 기가인터넷 기반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표준화, 서비스 발굴도 이어졌다.
이 같은 노력은 2011년 CJ헬로비전 최초 상용화, 2014년 통신 3사 전국망 상용화로 이어졌다.
민·관 협력으로 기술과 장비를 국산화했고 이를 통해 요금을 현실화했다. 3년 약정 기준 3만원대인 적정 요금은 기가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 5년 만에 1000만가구를 돌파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다.
◇남은 과제는 사각지대 해소
기가인터넷 가입 가구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 가입뿐만 아니라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기가인터넷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머지않아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일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전국 85개 시 기가인터넷 커버리지는 99%다. 그러나 농어촌을 비롯한 중소 도시에는 기가인터넷 기반이 구축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939만 전국 아파트 중 노후화로 인해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곳도 130만 가구에 달한다.
정부 기가인터넷 기반구축 사업은 2017년 마무리됐다. 기가인터넷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신규 예산을 확보, 지역 격차를 해소에 나서야 한다.
10기가인터넷 확산도 필요하다. 상용화 1년이 지났지만 가입 가구가 1만가구도 안 된다. 10기가인터넷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장비 국산화율 제고를 통한 가격 현실화와 마케팅 강화, 콘텐츠 개발 노력이 요구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