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젤 없는 TV를 개발하고 있다. TV를 둘러싼 테두리를 말하는 베젤이 사라지면 시청자가 느끼는 화면 몰입도가 극대화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어 TV에서 베젤을 없애면서 세계 시장에서 '베젤 없는 TV'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목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는 베젤을 없앤 TV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베젤 두께를 최대한 줄여서 아예 베젤이 없는 듯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젤이 사라지면 화면과 주변 환경 간 경계선이 완전히 사라진다. TV 화면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상황을 연출한다. 시청자는 같은 인치대의 일반 TV보다 화면이 더 커진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베젤이 없으면 TV를 여러 대 붙여 대형 화면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달리 TV는 화면에 카메라를 내장할 필요가 없어 베젤이 없는 디자인이 더 유리하다. TV 조작 버튼은 제품 뒤로 배치하면 된다.
다만 TV에서 베젤을 없애는 것은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한다는 게 관건이다.
기존 TV에서 베젤은 디스플레이 끝부분의 신호 처리 장치 등을 숨기는 역할을 담당했다. 베젤을 없애면 신호 처리 장치 등을 디스플레이에 내장해야 하는 '기술적 허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많은 TV 제조사가 베젤 두께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이어 왔다.
삼성전자는 '노(NO) 베젤 TV'를 삼성만의 TV 디자인 혁신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TV 디자인만 보고도 삼성 TV임을 알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제품 디자인에 반영할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사장은 TV 향후 전략으로 화면 크기(Size Free), 화면비(Ratio Free), 해상도(Resolution Free), 베젤(Bezel Free) 등을 담은 '4 프리(FREE) 전략'을 선언했다. 이 가운데 베젤을 없애겠다는 미래 TV 비전이 제품으로 빠르게 구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달 미국과 국내 특허청에 '제로베젤' '인피니티 스크린' 등에 대한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했다. 베젤을 없앤 TV를 설명하는 마케팅 용어로 추측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초 'CES 2020'에서 베젤 없는 TV를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베젤 없는 TV로 디자인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보여 주려 한다”면서 “TV 디자인으로 새 트렌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