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KB금융지주는 24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허 은행장을 선정했다. 내달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연임 시 임기는 1년이다.
조용하지만 뚝심 있게 KB국민은행 디지털 경쟁력을 대폭 높인 것이 연임 결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허 행장은 취임 후 KB국민은행 디지털 혁신을 꾀하기 위해 모험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MVNO)서비스 '리브 M'을 이 달 출시한다.
LG유플러스 망을 이용,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도 MVNO 사업자 중 처음으로 선보인다. 허인 행장은 이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과 연계해 차별화된 요금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혁신 가치를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인사이트 지점과 디지털 무인점포도 허 행장 뚝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5일 국민은행은 IT인력으로만 운용하는 인사이트 지점 1호를 개설한다. 모든 은행 업무를 IT 인력이 전담하고 혁신 디지털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미리 운용하는 테스트 허브로 활용된다.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IT 직원이 대면채널에서 일반고객, 기술 업체 종사자와 소통하면서 확인된 요구를 토대로 국민은행 점포 변화 방향을 연구한다.
또 28일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교대역 인근에 무인점포도 개설한다. 파일럿 형태로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스마트 기기에 능숙한 젊은 층이 주 고객이다. 시범 운영을 통한 고객 효용성 등을 측정,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무인점포에는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인증, 영상상담 등을 통해 무인점포 수준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춘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 텔러 머신(STM)'이 들어갈 예정이다.
허 행장의 디지털 혁신 전략이다.
허 행장은 “고객과 직원 중심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KB를 만들겠다”면서 “디지털 혁신은 온라인과 모바일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KB도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 대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두루 거쳐 2017년 11월 취임했다. KB금융의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후 첫 행장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