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시대? 산학협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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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단국대 I-다산LINC+사업단 부단장

스티브 잡스를 4차 산업혁명과 융합 시대를 촉발시킨 대표 인물로 지목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5년 여름,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하는 청년에게 도전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잡스는 자신의 짧디짧은 대학 생활을 회상하며 “점들을 잇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축사를 전했다.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많은 경험(점)을 잇는 것이 애플과 아이폰이라는 혁신 제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 것이다. 융합과 도전 아이콘이던 그가 던진 이 한마디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 대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마디로 압축했다.

4차 산업혁명을 정확히 정의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네 번째 산업혁명을 두고 해석하는 사람마다 뜻이 달라진다. 의미의 다양성이 4차 산업혁명의 모호성을 잘 나타낸다. 그러나 공통점은 있다. 모든 기술의 지향점이 인간을 향하고 있다. 과학과 인간이 다른 세계가 아닌, 인간을 위한 과학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일군 수많은 점을 효율 높게 연결하고 융합할 때 변혁이 일 수 있다. 시대 변화와 관계없이 교육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와 혁신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바로 대학 교육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자기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였다. 기업은 이런 인재만 선발해도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와 이를 융합하는 역량이 크게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교육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과거처럼 한 분야에 뛰어난 전문가를 넘어 공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을 이해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제는 글로벌 교육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미네르바대나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듣고 학위를 받는 온라인 공개강좌(MOOC)와 같은 혁신형 에듀테크가 전혀 낯설지 않다.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교육과정, 연구시설, 학사운영 시스템 등에 대한 투자를 미리 준비해 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한 인공지능(AI) 캠퍼스를 통해 스마트 캠퍼스 및 D-MOOC, D-Mate와 같은 소프트웨어(SW) 인프라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융합 교육 및 온라인 교육 지원을 위한 메이커스페이스(D·ONE), SW디자인융합센터, 4D스튜디오 등 하드웨어(HW)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캠퍼스를 끊임없이 바꿔 나가고 있다.

기존 규격화된 학사제도 틀에서 과감하게 탈피한 파격의 수요맞춤형 산·학 협력 전담 단과대학인 '다산링크스쿨'을 지난 2017년에 전국 최초로 설립,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융·복합 미래 인재 양성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단국대의 노력은 여러 선도형 정부 지원 사업 유치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에서 대학 산·학 협력 중점으로 지원하는 2주기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이하 'LINC+') 육성 사업을 I-다산LINC+사업단 주축으로 수주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절실하다. 기업도 더 이상 대학에 인재 공급을 요구하는 사용자로서만 있을 수는 없다. 청년들이 기업의 현장 요구를 현실감 있게 체험할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 옥석을 가리는 작업처럼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더 나아가 기업이 앞장서서 청년들에게 현장 실습이나 기업 협업 캡스톤디자인을 통한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 양성 중심 경영도 절실하다.

우리는 잡스보다 훨씬 앞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족이다. 대학 교육이라는 구슬을 산·학 협력이라는 끈으로 엮을 때다.

김호동 단국대 I-다산LINC+사업단 부단장 hodong@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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