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성과 과거의 정취 공존하는 성수, 주요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잇따라 선보이는 중심지로 눈길
도심 속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이 최근 핫한 트렌드 세터들이 주로 찾는 명소가 되면서, 주요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및 체험 공간 등 실험적인 매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높아진 인기에 활력을 되찾은 곳에서 이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성수동은 1960~70년대 자동차 부품소나 철공 공장 등이 있던 과거의 흔적을 버리지 않고, 이에 현대적 감성을 더한 이색적인 지역으로 통한다. 과거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나 스튜디오, 공방 등 다양한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개성과 특색을 갖춘 공간인 만큼 인스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물론, AI 로봇을 접목하거나 제품 판매 없이 체험만 하는 공간 등 새로운 시도로 트렌드를 선도하려는 기업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진출이 눈에 띄는 추세다.
◆ 세계 최초 격불 AI 머신 개발해 최적의 맛 담아낸 말차라떼 선보이는 ‘힛더티-슈퍼말차 성수점’
스페셜티 티(Tea) 전문 스타트업 ‘힛더티(HIT THE TEA)’는 지난 5일 성수에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말차의 거품을 내는 격불 AI 머신을 함께 선보였다.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일리언 로봇’과 힛더티가 함께 개발한 이 머신은 슈퍼말차의 블렌딩 말차 가루를 물에 녹여낸 후 차선을 빠르고 일정하게 움직여 거품을 내는 격불(擊拂)을 구현해낸다. AI 머신이 격불을 마치면, 이를 직원이 우유에 담아내어 슈퍼말차 만의 달콤한 말차라떼가 완성된다. 섬세하고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격불 행위를 학습된 AI 머신으로 대체한 것으로, 일정한 속도로 거품을 낼 수 있어 항상 동일한 최적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힛더티의 슈퍼말차는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는 대신 천연 감미료와 천연 과일에서 추출한 당을 사용한다. 또한 라떼 및 에이드 등 말차 음료에 사용되는 말차는 국내 보성산 유기농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명한 색과 크림처럼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슈퍼말차 성수점에서는 오리지널 슈퍼말차와 더불어 코코아가 블렌딩된 코코말차나 식혜의 레시피를 모티브로 만든 시그니처 그랜드 말차를 라떼 음료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라떼와 에이드 등의 음료 메뉴 외에도 로(Raw) 디저트로 알려진 에너지볼을 슈퍼말차 만의 비건 레시피로 탄생시킨 에너지 큐브 메뉴도 즐길 수 있다.
힛더티의 황성호 대표는 “개성 넘치는 현대 감성 속에서도 과거의 전통적인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성수동에 선보인 매장인 만큼, 색다른 디지털 기술이나 메뉴들로 평범한 기존 카페와는 차별화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서울숲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건강한 슈퍼말차와 함께 성수동 만의 정서를 느끼며 잠시 쉬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옛 자동차 정비소 개조해 뉴트로 감성 더한 뷰티 체험 공간 ‘아모레퍼시픽-아모레 성수’
아모레퍼시픽은 자동차 정비소를 개조해 만든 체험 중심의 대규모 쇼룸인 ‘아모레성수’를 지난 8일 선보였다. 설화수,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30여개 브랜드의 2300여 가지 제품을 자유롭게 테스트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으며, 몇몇 시그니처 제품 외에는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경험을 중시하고, 이를 공유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특징을 반영해 꾸몄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모레성수는 3개 층 규모로, 조경 공간인 성수가든과 아모레퍼시픽의 전 제품을 진열한 뷰티라이브러리 등으로 채워진 1층 라운지 공간과 더불어 2층으로 올라가면 오설록 카페가 있어 잠시 음료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3층에는 옥상에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 공간도 마련했다. 라운지 공간에는 신제품들과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소품들과 광고까지 전시돼 있다.
이에 더해 뷰티와 관련된 무료 프로그램으로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부위별로 원하는 화장을 해주는 ‘메이크업 서비스’, 아모레퍼시픽 전속 조향사들의 설명과 함께 향수를 직접 만들어 보는 ‘향 클래스’ 등도 만나볼 수 있다.
◆ 투박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에 ‘제 3의 물결’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 더한 ‘블루보틀 1호점’
블루보틀 1호점 또한 공사장 느낌의 내부 인테리어가 특징인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꾸며져 성수동 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회색 콘크리트로 만든 벽과 천장이 그대로 노출돼 있고, 1층 통유리를 통해 자연광이 들게 한 독특한 구조이다.
이에 더해 고객의 이름을 직접 적어 커피를 주문 받고, 직원이 직접 이름을 불러 커피를 받는 방식 또한 과거 아날로그 방식에 가깝다. 커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블루보틀만의 특징이다.
블루보틀에서는 ‘제 3의 물결’로 불리며 최근 몇 년 간 커피 트렌드를 변화시킨 스페셜티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만드는 고급화 전략에 메뉴도 최소화 시켜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했다.
블루보틀은 성수동에 오픈한 1호점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삼청동에 2호점을, 8월에는 강남점을 선보이며 매장 확대를 이어 나가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