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사전동의와 관련,
방통위 의견을 최대한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종합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사전동의가 필요하다”면서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표명하고, 가능하면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에 근거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에 사전동의를 결정해야 한다. 지역성과 방송공공성 등과 관련해 인가 조건을 검토·제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두 회사 합병에 대해 명시적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위원장은 법률상 사전동의 절차가 명시되지 않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동의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모두 사전동의 절차를 거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면서 “법적 미비로 다른 규제를 받는 문제이지만, 과기정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서도 방통위가 행정협의 절차를 통해 적극적인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구글, 넷플릭스 등 망이용대가 역차별과 관련, 전기통신사업법상 대리인 지정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리인 지정제도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 대리인을 지정해 국내 사업자와 협상하고, 정부의 망이용대가 공정성 관련 규제 등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서만 대리인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대리인 지정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 “법률 개정을 추진하되, 시행령, 시행세칙이나 가이드라인을 넣을 수 있도록 우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모(母)법이 없어서 시행령 시행세칙을 만드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도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개선이 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에서는 '설리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 준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고(故) 설리 사건을 보면 인터넷 혐오표현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다”면서 “실명제는 위헌 판결이 난 만큼, 댓글에 아이디 전체와 IP라도 공개하는 인터넷 준실명제를 도입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검토 중으로, 법안이 발의되면 적용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