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끝에 가능성을 본 3년이었습니다. 공공기술 사업화는 다른 분야 사업화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지만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고, 일부 성과도 확인했습니다.”
강훈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대표는 KST에서 보낸 세월을 '어려움의 연속'으로 표현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성과물 사업화가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훌륭한 출연연 기술이니 사업화가 쉬울 것으로 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강 대표는 이를 '열쇠'와 '보물상자'에 비유했다. 열쇠가 기술, 보물상자가 사업화 과정이다. 보물상자를 찾지 못한다면 열쇠가 있어도 소용이 없다.
그는 “보물상자만 가진 상황이라면, 하다못해 이를 깨뜨리는 것부터 시작해 상자를 여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며 “열쇠만 있고 보물상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의 성과가 더욱 눈부신 이유다. 그가 이끈 KST는 지난 3년 동안 민간 투자사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KST는 설립 후 60개 기업에 260억원을 투자해 지난달 기준 190억원을 회수했다. 이 가운데 원금은 44억6000만원으로, 투자수익률은 투자자본수익률(ROI) 기준 326%에 달한다. 투자 회사 총 기업가치는 4572억원이다.
새로운 실험도 했다. 강 대표는 취임 초부터 공공기술 사업화 영역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포털 콤플렉스' 구현을 목표로 삼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투자조합이 대표 사례다.
지난 8월에는 한국벤처투자와 대전시 출자를 받아 113억원으로 'KST 실험실창업 제1호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3년 미만 공공기술을 활용하거나 예정에 둔 기업에 100% 투자한다. 신한캐피탈과 공동 운용하는 'KST·신한 실험실창업 제1호 투자조합'도 지난달 27일 결성했다. 결성 금액은 100억원이다.
강 대표는 “투자조합이 KST 투자 기업 스케일 업을 돕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공공기술 사업화도 민간의 도움이 더해질 때 대규모 생산시설 도입과 같은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