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콘텐츠 회사 "족발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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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유통 과정이 없는 'D2C(Direct to Consumer)' 트렌드에 따라 콘텐츠 업체도 직접 유통에 뛰어든다. 제품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채널 활용 능력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이다. 광고대행사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환경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뉴미디어 종합 콘텐츠 기업 더에스엠씨그룹이 온라인 직접 유통으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족발, 반려동물 간식에 이어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 D2C 제품 라인업을 지속 늘린다.

자회사 티케이벤처스를 통해 올해 3월 출시한 '제주담은족발'은 1인 가구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시중 음식점 족발은 소량 판매가 어려워 개인이 주문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출시 1개월 만에 네이버 검색량 2만6000건을 돌파하고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를 220%로 증대시켰다. 7월 기준 15만개가 판매, 월 매출 5억원 규모 성과를 냈다. 스토어 평점 4.5점을 유지하며 네이버쇼핑 기준 족발 상품 1위, 농수산축산물 통합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가격 대비 품질과 콘텐츠 마케팅 역량이 시너지를 냈다. 원재료로 제주산 돼지를 쓰면서 공장 직송 방식을 택했다. 시중 음식점에서 필요한 6~8단계 유통과정을 1단계로 압축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3만~4만원에 팔리는 족발 대(大)자를 1만원대 중반 가격에 공급했다.

제품 마케팅은 전통적인 제조·유통 기업 대비 더에스엠씨그룹에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11번가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구축 운영한 경험이 있다. 10여개 제작 스튜디오로 구성된 얼라이언스를 통해 연 2만~3만개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축적된 자체 지적재산권(IP) 및 소셜 마케팅 역량이 마케팅 성과를 견인한다. 이후 자회사 콘크리를 통해 출시한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 '피피픽' 역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더에스엠씨그룹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한 커머스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기획한 시도가 의미 있는 마케팅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고회사가 직접 제품을 개발해 유통하는 사례는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15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기획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스마트 선글라스 '글라투스' 양산 모델 개발 소식을 알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회사 정관까지 변경해 사업 목적에 '제조업'을 추가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도 콘텐츠 중심 회사가 D2C 비즈니스를 개척해 고속 성장한 대표 사례다. SNS 콘텐츠커머스를 매개로 '마약베개' '퓨어썸 샤워기' 등 많은 히트 상품을 내 회사 규모가 급성장했다. 젊은층 입맛에 맞는 콘텐츠로 마케팅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 받는다. 회사 설립 3년째인 지난해 매출 1169억원을 기록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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