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개최된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1위의 OLED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도 중국 등에 추월당하지 않고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지역경제 투어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격려하는 동시에 핵심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기술력 강화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도 컸다. 반도체만큼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도 일본에 소재·부품·장비를 많이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 규제를 선언한 지 99일째 되는 날이다.
문 대통령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TV의 주요 부품이자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 핵심인 분야”라며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은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부품·장비의 자립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핵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립화를 앞당겨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조기에 극복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충남 천안에 구축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테스트베드'도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기술을 보다 빨리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극일 의지를 반영한 정부의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달 추가적으로 지역경제 투어 일정을 진행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찬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북미관계도 격량 속으로 빠지는 상황이다. 경제 행보로 이 같은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계에 이어 이달내 추가로 두 군데 이상 지역 경제투어 일정을 더 진행하려 한다”며 “일본의 경제 보복 대응과 민생 경제 등 국내 민생경제 활력을 더하기 위한 연장선상의 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들어 7번째 만남을 가졌다. 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당시 4대 그룹 총수가 함께 오찬을 한 이후로 107일 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직접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